“다르빗슈가 같이 운동하자고, 장난인 줄…” 안우진 마음 훔쳤다, 토미 존 수술 ‘생생한 후기’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다.”
안우진(24, 키움 히어로즈)은 지난 9월 21일 미국 LA 켈란-조브 클리닉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로부터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류현진(36, FA)의 토미 존 수술 및 어깨 관절와순수술을 집도했던 전문의다. 심지어 엘라트라체 박사는 안우진의 토미 존 수술 하루 전날 오타니 쇼헤이(29, FA)의 팔꿈치를 수술했다.
지난 16일 키움 공식 유튜브에 안우진의 토미 존 수술 ‘생생한 후기’가 올라왔다. 안우진은 약 1개월 일정으로 LA에 다녀왔고, 최근 귀국했다. LA에서 수술과 기본적인 재활을 했고, 김하성(28,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을 만나 다르빗슈 유, 블레이크 스넬(FA)을 소개받아 대화를 하기도 했다.
안우진은 “다르빗슈가 ‘비행기 티켓을 다 해줄 테니 같이 운동하자’고 했다.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진짜라고 하더라. 아시아선수에게 관심이 많고,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멋있었다. 같이 운동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라고 했다.
키움 유튜브 담당자가 안우진에게 오타니 및 다르빗슈와 함께 운동할 기회가 주어지면 어떻게 하겠냐고 하자, 안우진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다르빗슈를 택했다. “다르빗슈가 투수로서의 경력은 더 많다”라고 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세심했다. 안우진은 왼 손목의 인대를 제거해 오른 팔꿈치로 이식했다. 알고 보니 엘라트라체 박사는 오른 손목의 인대를 제거할 것을 추천했다. 안우진이 오른 팔의 힘이 약해질 것을 우려, 왼 손목 인대를 제거했다. 그랬더니 “팔꿈치 인대가 고집처럼 세다”는 말을 들었다. 본래 인대의 힘이 그만큼 강했다는 얘기다.
그래도 엘라트라체 박사는 안우진에게 “다시 아프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우진에겐 안심이 되는 한 마디였다. 심지어 병원과 꽤 떨어진 재활센터에, 그것도 토요일에 찾아가 안우진에게 감동을 안겼다. 안우진은 “최고의 의사다. 재활센터에 와서 상태를 봐줘서 놀랐다. 의사도 쉬는 날에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데 재활센터에 와서 수술한 선수를 체크해줘서 고마웠다”라고 했다.
토미 존 수술만 받은 것도 아니었다. 안우진은 “팔꿈치 뼈가 웃자란다고 해서 깎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활을 열심히 하겠다”라고 했다. 강속구 투수가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마치면 구속이 더 빨라지는 케이스도 있다는 유튜브 담당자의 질문엔 “그건 해봐야 알 것 같다”라고 했다.
한편으로 안우진은 팔꿈치 검진을 받기 전 이미 징조를 느꼈다. “SSG전(8월31일 6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은 좀 아팠다. 그 전 삼성전(8월25일 6이닝 7피안타 1탈삼진 2볼넷 2실점-승리투수)부터 좀 안 좋았다. 물집도 잡혔지만, 팔도 좀 안 좋아서 일찍 내려갔다”라고 했다.
SSG전은 확실히 달랐다. 안우진은 “1~2회에 구속도 안 나오고 코너로 던지는 게 보일 것이다. 그런데 결과가 좋아서 야구를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싶었다. 위기서 세게 던지니까 구속도 나왔다. 결과가 좋으니까”라고 했다.
안우진은 이제 재활 초반에 돌입했다. 보통 토미 존 수술의 재활기간은 1년~1년6개월 정도로 잡는다. 즉 2024시즌은 못 뛰고, 2025시즌에 맞춰 복귀 가능하다. 단, 이번 공백기에 신체검사를 다시 받아 군 복무를 소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2025시즌에도 못 돌아올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장기적으로 팔을 확실히 보호할 수 있다. 다르빗슈와의 동반 운동 시점은, 현 시점에선 점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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