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어 이-하마스 전쟁까지…미국 방산업체 '잭팟'[딥포커스]

김성식 기자 2023. 10. 1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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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벌인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미국 방산업계가 연이어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의 대공 미사일 시스템인 아이언돔 보강을 위해 요격 무기 등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첨단무기 생산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방산업체들에 무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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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군비지출, 냉전이래 최대…각국의 군사무기 현대화 탓
폴란드·인니 미국산으로 선회…"종전 이후에도 여파 계속될듯"
지난 7월22일 (현지시간) 호주 쇼얼워터 베이에서 열린 미국과 호주의 최대 규모 연합 군사 훈련인 '탈리스만 세이버' 중 미군이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2023.7.2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벌인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미국 방산업계가 연이어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안보 불안을 이유로 각국이 군비 경쟁에 돌입하면서 첨단 무기 제조기술을 보유한 미 방산업체들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강소국들까지 강력한 화기로 중무장하자 세계가 더 많은 전쟁에 쉽게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가 집계한 지난해 전세계 군비지출(인건비 포함)은 2조2000억달러(약 29600조원)로 추산된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냉전 종식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미국·중국·러시아 등 전통적인 군사강국을 제외한 각국의 내년도 군비지출은 지난해보다 23% 증가한 2410억달러(약 325조원)에 달해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뛸 전망이다.

이처럼 군비지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으로는 각국이 앞다퉈 추진하는 군사무기 현대화 사업이 꼽힌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폴란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곁에서 지켜본 폴란드는 구 소련제 무기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해 지난 1월 미국 정부로부터 417억달러(약 56조원) 규모의 첨단무기 구매 계약을 승인받았다.

여기엔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와 다목적 미사일 헬파이어 △레이시온의 통합 항공·미사일방어시스템(IAMD) △보잉의 아파치 공격헬기 등이 포함된다. F-35 전투기와 에이브럼스 전차는 이와 별개로 들여온다.

1일(현지시간) 덴마크 스크리드스트럽 공군기지에 착륙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의 모습. 2023.10.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인도네시아도 폴란드와 상황이 비슷하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러시아와 수호이(Su)-35s 전투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결정을 번복했다. 대신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와 미국의 F-14 전투기·블랙호크 헬기 등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하마스의 기습으로 방공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스라엘도 무기 확충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최근 1000발의 스마트 소구경 폭탄(SDB)을 미국 보잉으로부터 들여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의 대공 미사일 시스템인 아이언돔 보강을 위해 요격 무기 등을 추가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최대 무기 구매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추가로 무기를 사들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외에도 한국, 일본, 대만, 호주,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등이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미국과 무기 거래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첨단무기 생산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방산업체들에 무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방산 정보업체 제인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전세계 무기수출의 45%를 차지했다. 불과 10년 만에 점유율이 15%p가량 증가한 것으로 소련 붕괴 이래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2위 방산업체인 레이시온은 자사의 해외 판매 비중이 지난해 22%에서 오는 2025년 33%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방산업체들은 최근 교대 근무 인원을 늘리고 생산 장비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무기 출하 일정이 뒤로 밀리자 한국·튀르키예 방산업체도 덩달아 수혜를 입고 있다.

국제정책센터의 제프 에이브럼슨 연구원은 유럽과 중동의 전쟁이 끝나더라도 각국이 재무장한 탓에 무력 충돌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브럼슨 연구원은 "무기 거래의 역사는 예상치 못한 위험한 결과로 가득 차 있다"며 "무기 수명이 긴 데다 원치 않은 이들의 손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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