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크라운' 에이스 등판 불가…140km 직구로 후반기 연착륙, 가을야구에서도 통할까
[OSEN=조형래 기자]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서 연착륙한 NC 다이노스 태너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에이스를 준플레이오프에서 불러내야 할 중책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태너는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NC는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했다.
테일러 와이드너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한 태너는 순조롭게 한국무대에 연착륙했다. 20승 209탈삼진, 그리고 2.00의 평균자책점으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에이스 에릭 페디의 파트너 자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11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92(64⅔이닝 21자책점) 47탈삼진 13볼넷 WHIP 1.10, 퀄리티스타트 8회의 성적을 남겼다.
토종 에이스가 없었던 선발진에 페디의 외국인 파트너마저 없었다면 NC의 후반기는 어려울 수 있었다. 그러나 태너는 기대에 부응했다. 와이드너가 구위는 뛰어났지만 단조로운 패턴과 기복 있는 투구 내용으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반면 태너는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지만 페디처럼 스위퍼를 던지면서 제구력을 과시했다. 9이닝 당 볼넷은 1.81개에 불과했다. 느린 팔스윙에서 비교적 빠른 공을 던지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절묘하게 뺏었다. 타이밍을 뺏는 피칭은 태너의 연착륙 이유였다.
태너는 올해 두산을 상대로는 지난 8월20일 한 차례 등판했다. 6이닝 7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1자책점)으로 비교적 호투를 펼쳤다. 두산이 영상으로 많은 분석을 했겠지만 비교적 생소한 투수이기에 태너의 타이밍을 뺏는 피칭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무대는 다르다. 1승을 안고 있고 1승 혹은 1무만 하면 준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기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NC이고 우위에 설 수 있는 태너다. 하지만 태너의 그리 위력적이지 않은 직구 구위는 포스트시즌에서 통하지 않을 수 있다. KBO의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의하면 태너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9.8km에 불과하다. 최고구속은 140km 중반대까지 찍지만 꾸준하지는 못하다.
특히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가을야구 DNA를 장착한 팀이다. 선수단 면면은 많이 바뀌었지만 정수빈 양의지 허경민 김재환 김재호 등은 이미 가을야구를 어떻게 임해야 하고 얼마나 집중해야 할지를 알고 있는 선수들이다.
힘으로 윽박지르고 압도할 수 있는 구위형 투수가 단기전에서는 더 위력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례를 통해서 증명됐다. 어설픈 힘과 기교로는 타자들의 집중력을 쉽게 흐트러뜨리지 못하지만 빠른공은 이를 무장해제 시킬 수 있다. 태너의 위험요소다. 태너의 매치업 상대인 곽빈은 올해 147.1km의 직구 평균 구속을 갖고 있는 파이어볼러다. 그렇기에 트리플크라운 에이스인 페디가 3년 만에 복귀한 포스트시즌 무대 첫 판에 나서지 못하는 게 더더욱 아쉽다.
NC는 정규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3위 경쟁을 펼쳤다. 준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이 높았다. 지난 16일 광주 KIA전 페디를 등판시켰고 3위 굳히기를 노렸다. 페디가 이 경기에서 5⅔이닝 동안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그러나 타구에 오른팔을 강타 당하는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타박으로 끝났지만 페디가 더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팀은 패했고 4위로 내려앉았다. 당장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판은 불가능했고 엔트리에서도 빠졌다. 준플레이오프 진출시 1차전 선발을 준비한다.
태너는 가을야구 첫 경기라는 무게감 있는 무대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만약 1차전에서 태너가 무너진다면 와일드카드 사상 첫 업셋이라는 위기가 현실이 될 수 있다. 2차전 선발 투수는 NC 송명기, 두산 브랜든이다. 브랜든은 대체 선수로 합류해 11승3패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한 원투펀치 에이스다. 무게추가 두산 쪽으로 많이 기운다.
결국 태너는 준플레이오프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페디를 소환하기 위해서 반드시 호투를 펼쳐야 한다. 과연 태너는 140km짜리 직구가 가을야구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준플레이오프로 팀을 이끌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