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어머니 돌보기…"완벽하게 해내기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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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부모님을 바라본다는 건 처량한 일이다.
저자의 어머니는 첫 발병 이후 11년을 더 생존했다.
틸먼이 쓴 '어머니를 돌보다'(원제: Mothercare)는 노화와 병듦, 돌봄과 죽음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저자는 병들어 죽어가는 어머니를 돌보면서 느낀 일상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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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늙어가는 부모님을 바라본다는 건 처량한 일이다. 생로병사 중 병(病)과 사(死) 사이에서 고통받는 모습을 볼 땐 특히 그렇다.
미국의 문화비평가이자 소설가인 린 틸먼도 그랬다.
영국 출장에서 돌아온 뒤 만난 어머니는 평소와 달랐다. 가까이 다가갔는데도 고개를 들지 않았고, 평소에는 화를 잘 냈는데 화도 내지 않았다.
86세임에 비춰보면 치매나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질환을 의심해 볼 만한 반응이었다.
틸먼과 그의 두 언니는 의료 쇼핑에 나섰다. 그러나 의사들의 말은 또렷하지 않았고, 두루뭉술했다.
같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영상 자료를 두고도 진단이 엇갈렸다. 누구는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말했고, 누구는 뇌에서 척수액이 빠져나가지 못해 기억상실, 빈뇨, 특이한 걸음걸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정상뇌압수두증'이라고 진단했다. 수술을 권하는 의사도, 그렇지 않은 의사도 있었다.
치료받고, 수술도 단행했지만, 어머니의 상태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악화했다. 대변을 실수하는 경우도 잦아졌다.
수술과 회복기가 반복됐다. 저자의 어머니는 첫 발병 이후 11년을 더 생존했다. 오랜 시간 병든 노인을 돌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틸먼이 쓴 '어머니를 돌보다'(원제: Mothercare)는 노화와 병듦, 돌봄과 죽음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저자는 병들어 죽어가는 어머니를 돌보면서 느낀 일상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저자는 "좋은 딸 역할을 했지만" 그건 "진심"이라기 보다는 "양심"에 따른 것이었다고 회고한다. 어머니를 돌보는 건 "가혹한 의무"였다고도 고백한다.
그는 작가로서 글쓰기를 위해 돌봄을 간병인에게, 때로는 두 언니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기도 했다.
병든 부모를 돌보는 일에 온전히 마음을 쏟는 것. 저자는 "이 일을 완벽하게 제대로 해내기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어머니의 죽어가는 모습도 자세하게 묘사했다.
100세에 가까워진 노인이 흔히 그렇듯, 폐렴이 찾아왔다. 면역력이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선 백약이 무효. 가족들은 어머니를 병원에서 집으로 모셔 온다. 약 2주간 연명치료를 받는 동안 어머니의 장기들은 "적극적으로" 죽어간다.
환자가 통증을 느끼는 것 같아 통증을 덜어드릴 방법을 묻자 간호사가 말한다. "죽는 건 힘든 일이에요."
저자는 어머니를 잘 몰랐다고 말한다. 그 모든 일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어머니의 마음을 짐작만 할 뿐,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지 못했다며 회한에 빠진다. 왜 어머니는 "어머니 같은" 사람이 되었을까. 사후에도 질문은 계속된다.
"어머니에게 물어봤으면 좋았을 텐데……그런데 부모가 돌아가시고 나면 원래 후회되는 것들이 많은 법이다."
돌베개. 방진이 옮김. 263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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