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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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무수히 읽었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난장이 가족이 살던 행복동 판자촌은 재개발 사업 구역으로 지정돼 집을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받는다.
난장이 아버지는 공장 굴뚝 위에서 '달나라'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작은 쇠공을 쏘아 올리다 추락사한다.
난장이가 죽은 지 50년이 지났지만, 아직 무수히 많은 난장이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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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무수히 읽었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 1970년대 화려한 도시 재개발 뒤에 숨은 도시 빈민층의 아픔을 담아낸 소설이다.
난장이 가족이 살던 행복동 판자촌은 재개발 사업 구역으로 지정돼 집을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받는다. 아파트에 입주할 능력이 안 되는 가족들은 절망에 빠진다. 난장이 아버지는 공장 굴뚝 위에서 '달나라'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작은 쇠공을 쏘아 올리다 추락사한다.
난장이가 죽은 지 50년이 지났지만, 아직 무수히 많은 난장이가 살고 있다. 판자촌은 현대 난장이의 '쪽방촌'이 됐다. 쪽방촌 난장이들은 살아온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서, 갈 곳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등 각자의 이유로 쪽방촌을 떠나지 못한다. 하지만 떠나야 하는 이유는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바로 도시 재개발 때문이다.
대전지역에도 이런 쪽방촌이 있다. 동구 대전역 인근의 쪽방촌이다. 이곳에는 쪽방촌 90개 등이 있다. 이 중 약 30%를 차지하는 삼성동 쪽방촌이 지난주부터 철거를 시작했다. 새로 준공되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진입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 일대는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상지는 동구 정동부터 대전역 일원으로 대전역 인근과 쪽방촌에 총 5542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역문화관광거점과 주차타워, 소공원 등 조성을 골자로 한다. 쪽방촌에는 공동주택을 설립, 주거복지 향상을 도모할 예정이다.
핵심은 쪽방촌 주민의 재정착이다. 쪽방촌 세입자들은 공공주택이 지어지면 현재보다 더 넓고 깨끗한 집에 저렴한 가격으로 거주할 수 있다. 그러나 토지·건물주 등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판매했을 때 줄어들 이익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아직 사업은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황이다. 투자자와 시행자 사이에 낀 난장이 세입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토지·건물주에게 막연히 세입자를 위한 희생만 강요할 수 없는 노릇이다.
또 다른 난장이가 나오지 않기 위해 조속히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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