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선거의 교훈은 명확하다. 실천이 중요하다.
선거는 무섭다. 유권자인 국민의 평가는 늘 냉정하다. 정치권의 잘못에 대해 어김없이 회초리를 들어 심판한다. 여론은 1년 사이에도 20% 이상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유권자인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은 정말로 어렵다. 민심에 굉장한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후보들 간의 선거가 아니었다. 여당과 야당 모두 총력을 다해 치렀던 선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다.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윤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사실상 선거를 헌납하다시피 했다. 사면한 후보를 몇 달 만에 다시 내고 선거 전략도 부재했다. 오만하고 몰염치하게 국정을 운영하고 선거를 치르는 것에 대해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유권자들이 보냈다.
지금 경제는 너무나 어렵고 온전히 국민의 삶에 신경을 몰두하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 윤 정부는 오만하고 무능한데다 이념에만 몰두하느라 국회와 야당에 대한 존중과 대화도 없었다. 윤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이대로 독주하고 국민 삶을 등한시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국민들의 더 큰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 보궐선거는 윤 대통령의 오만과 무능, 이념적 편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란 게 상식적인 평가다. 윤 대통령은 보궐선거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후보를 사면하면서 굳이 복권까지 시켜 출마 자격을 줬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내 규정도 무시하고 대통령의 뜻을 받들었다. 여당이 사실상 '용산 출장소'로 전락한 마당에 대통령이 꽂은 지도부는 대통령의 말을 잘 들었을 뿐, 과연 누구를 탓하겠나? 이 과정에서 이준석 전 대표나 안철수 의원 간의 설전도 꼴사납고, 이번 보궐선거 패배에 대해 뜨거운 애당심을 봤다면서 총선 압승을 확신한다고 소회 문자를 돌리는 것은 참으로 기괴하기까지 하다.
이번 선거 패배에 대해 책임지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인적 쇄신, 쉽게 얘기하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혁신을 통한 내용적 변화다. 그런데 지금의 윤 정부와 국민의힘은 두 가지 다 불가능한 자가당착의 상황에 빠졌다. 주어진 교훈은 명확하지만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나 여당은 실천하고 싶지 않은 모양새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민주당은 지금의 체제를 '그대로만 가자'가 아닌 '경쟁력 있게 키우자'가 교훈이여야 한다. 이번 보궐선거의 승리가 결코 민주당의 승리는 아니다. 반윤석열 민심에 따른 반사이익이다. 3개월이나 6개월 사이에도 극적으로 변하는 것이 민심이다. 그렇지만 분명히 민주당에게는 기회다. 선거 승리와 함께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의 기각 판결을 발판 삼아 공고하고 통합된 지도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민주당은 더 이상 분열하거나 복잡한 갈등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당내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민주당은 원내 1당으로서 170명 가까이 되는 의원들이 있다. 다양한 의견은 숙명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당의 힘으로 전환하느냐다. 민주당의 다양성을 선거 과정, 국민들의 삶을 챙겨나가는 데 있어서의 자산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성을 확보하고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위한 방법으로 최근 중진들의 험지출마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굉장히 좋은 방식이다. 정치가 변화하고 혁신하려면 지금의 국회가 세대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새로운 인물의 진입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시는 정치 선배분들의 결단을 높게 평가한다.
특히 지역이나 계층 간 구분, 텃밭과 험지라는 구분을 넘어서는 노력을 정당들이 스스로 한다는 점은 미래지향적인 측면에서의 굉장한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우리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삶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환경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선거가 민주당에 약이 아닐 수도 있다. 중도와 무당파 유권자에게 소구할 수 있는 통 큰 정치를 해낼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은 여당과 야당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과 서로의 실패와 실수, 잘못에만 기대서 반사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기존 방식에 굉장한 비판의식이 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결과는 여야 할 것 없이 더욱 낮은 자세로 겸허하고 겸손하게 국민들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는 명확한 교훈을 주고 있다. 독단과 고리타분한 이념싸움이 아닌 누가 더 민생을 살피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결국은 실천이 중요하다. 장철민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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