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탓에 증자 내몰리는 IT기업들, 롤러코스터 타는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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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AI(인공지능) 등 IT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줄을 잇고 있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여러 통로 중 하나이지만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들의 지분율은 그만큼 희석될 수밖에 없어 증시에서는 악재로 여겨진다.
앞서 딥노이드, 셀바스AI 등도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했다가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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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영상분석 솔루션사 알체라도 한달새 1만2700원→7760원으로 하락
"자금조달 목적 및 사업 현실성이 관건... 증자, 꼭 악재는 아니다"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AI(인공지능) 등 IT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줄을 잇고 있다. 추가 성장을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고금리 때문에 증자라는 방식을 택했지만 주가는 속절없이 하락세다.
18일 증시에서 종가를 기준으로 한 라이프시맨틱스의 주가는 3640원, 시가총액은 372억원이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디지털 헬스 서비스 구축에 필요한 의료 정보기술, 빅데이터 처리기술,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AI 기술 등을 통합한 플랫폼을 주로 만드는 라이프시맨틱스는 최근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번 증자로 발행되는 신주의 규모는 543만6000여주로 종전 발행주식 총 수(1022만여주)의 53%에 달한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여러 통로 중 하나이지만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주주들의 지분율은 그만큼 희석될 수밖에 없어 증시에서는 악재로 여겨진다.
라이프시맨틱스가 증자 공시를 내기 전인 지난달 10일 주가는 5590원에 달했지만 공시일(9월11일)에는 하한가 근처인 4055원까지 떨어졌고 이후에도 주가는 약세를 이어가며 한달새 35% 빠졌다. 주가가 현 수준보다 더 떨어지면 12월1일 확정 발행가액 산정 시점에는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가 더 빠질 수 있다.
AI 기반 영상분석 솔루션을 만드는 알체라 역시 9월11일에 57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놨다. 시설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등을 조달한다는 목적에서다. 알체라의 현재 주가는 7760원, 증자 공시 전일(1만2700원) 대비 39% 빠졌다. 증자 공시 후 주가가 급락한 것도 라이프시맨틱스와 비슷하다.
앞서 딥노이드, 셀바스AI 등도 유상증자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했다가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셀바스AI는 당초 788억원을 조달하려 했으나 주가하락으로 571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반면 딥노이드는 기존 주력인 의료AI에서 산업AI로의 영역확장을 진행한다는 점이 잘 알려진 덕에 최초 공시 당시의 자금조달 목표치(179억원)보다 더 많은 226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 IT SW 기업들의 잇따른 증자는 올해 심화된 고금리 추세 영향이 크다. 3년 전 0.9%를 밑돌던 국고채 3년물 금리가 현재 4%에 육박하고 AA- 신용등급의 회사채 3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2% 초반대에서 현재 5% 후반대로 올라왔다. 시중금리가 이만큼 오른 상황에서 차입이나 채권발행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는 더 어려워진 것이다.
유상증자가 통상 지분율 희석 등을 이유로 악재로 여겨지지만 딥노이드의 사례처럼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IB(투자은행) 관계자는 "자금조달 목적을 통해 해당 기업이 자금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준비가 된 기업인지, 시나리오가 현실성이 있는지 봐야한다"며 "증자 자금이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악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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