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의 귀환 대단하네" 외국인 증가에 공실률 3분의 2로 뚝

정영희 기자 2023. 10. 19.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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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글로벌 부동산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가 발표한 '2023 서울 가두상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홍대·강남 등 서울 6대 거리 상권 평균 공실률은 18.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포인트(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극성을 부렸던 2021년 1분기부터 20%를 줄곧 넘겼던 공실률이 최초로 10%대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2020년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서울 주요 상권에 큰 변화가 발생했으나 일상회복이 진행되며 다시금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특히 많았던 명동을 앞세워 줄었던 유동 인구가 다시 증가했고 공실이 사라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많았던 가로수길은 온전한 회복이 어려운 상태인데, 이처럼 상권의 특성 등에 따라 회복의 속도와 정도는 상이한 상황이다.

19일 글로벌 부동산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 주요 거리상권의 평균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5.0%포인트(p) 감소한 18.7%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된 2021년 1분기 이후 서울 평균 공실률은 줄곧 20%를 상회했으나 지난 분기 들어 처음 10%대로 진입했다.

지난 5년간 홍대와 한남·이태원을 제외한 서울 주요 상권의 전환율은 대체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전환율이란 일정 기간 내 한 상권에서 점포의 임차 업체가 바뀌는 변화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상권의 흐름을 파악할 때 활용된다. 전환율이 낮은 경우 주로 변화가 적고 안정적인 상권으로 파악하며 높을 때는 성장 또는 쇠퇴로 불안정하거나 트렌드 민감도가 높아 변화가 빠른 상권이라는 의미다. 전환율이 증감하는 데에는 임차 업체 변동이나 폐업으로 인한 공실 등 여러 요인이 존재해 상권 파악 시 공실률 등 다른 지표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전환율 증가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상권의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기준 가장 전환율이 높은 곳은 명동으로 약 44%였다. 올 한 해 명동 거리에서 절반에 가까운 매장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상권별로 지난 분기 명동의 공실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포인트 떨어진 14.3%, 전환율은 44.2%를 기록했다. 명동 거리에 공실이 급증했던 시기에도 글로벌 브랜드들은 선제적으로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최근 명동은 가시성이 좋은 대로변 인근을 중심으로 상권이 확장되는 흐름을 드러낸다.

가로수길은 상권 관심도가 저하된 탓에 공실률을 회복하지 못했다. 상권이 성장하면서 주요 방문객은 내국인에서 외국인, 특히 중국인을 중심으로 이동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이후에도 공실률이 내려가지 않아 2021년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차츰 회복하다가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 분기 기준 36.5%를 기록, 6대 상권 중 가장 높은 공실률을 보였다. 전환율은 30.5%로 이 중 공실로 전환된 경우가 약 21%에 달했다.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팀장은 "가로수길의 주축 중 하나였던 보세 의류점은 매출 하락과 임대료를 버티지 못하고 다수 폐점했으나, 가로수길의 상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일부 대형 브랜드는 현 상황을 기회로 삼아 새 매장을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2호선, 신분당선과 광역버스가 통과하는 교통 중심지인 동시에 업무 지구와 인접한 강남 상권은 풍부한 유동 인구와 높은 가시성을 보유해 브랜드 광고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물의 바닥면적이 넓어 큰 규모의 점포 개발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대형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상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높아졌던 공실률은 최근 들어 소폭 하락하고 있다. 올 2분기 공실률은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 내린 19.2%다. 최근 강남대로에 새로운 브랜드 진출이 늘면서 전환율 또한 30%를 웃돌았다.

현재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상권으로는 성수가 꼽힌다. 공장 지대였던 성수동 일대에 폐공장의 골조는 유지한 채 내부를 리모델링한 카페와 식당이 생겨나면서 개성 있는 상권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고,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비유되며 인기를 끌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성수의 공실률은 5.8%로 매우 낮은 편이며 팬데믹에도 변동이 거의 없었을 만큼 상권이 탄탄하다. 2019~2022년 전환율은 20%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올해 33.8%로 집계됐다. 공실을 제외한 수치가 30.9%임을 고려하면 수많은 브랜드가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 팀장은 "성수동은 서울숲과 뚝섬 한강공원을 끼고 있어 자연 친화적 휴식 공간이 풍부하고, 아크로포레스트와 지식산업센터 등 업무시설과 고급 주거지가 분포해 있어 배후 수요까지 뒷받침되는 강력한 상권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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