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1위' 크리스에프앤씨, 아웃도어로 '진검승부'
하이드로겐 인수·마무트 제휴…새 먹거리로 아웃도어 낙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지난해 매출 3809억원, 영업이익 785억원으로 골프웨어 매출 1위를 기록한 크리스에프앤씨(110790)가 아웃도어 사업을 확대하면서 토털 스포츠웨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아웃도어나 애슬레저업계에서 골프웨어 사업을 진출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골프웨어가 아웃도어업계로 진출한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크리스에프앤씨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플랫폼 '크리스몰'을 별도 법인으로 설립했다. 1년여 만에 자사 브랜드를 포함해 골프의류 등 44개사를 입점시켰다. 크리스몰을 대표적인 온라인종합패션몰로 키울 계획이다.
◇하이드로겐 인수 이어 마무트 제휴…아웃도어 사업 준비 '차곡차곡'
크리스에프앤씨는 18일 161년 역사의 유럽 3대 스포츠 브랜드이자 스위스 1위 아웃도어 기업인 마무트(mammut)와 제휴해 국내 독점사업권을 확보했다. 마무트와의 계약은 2029년 12월까지다.
지난해 5월 아웃도어 진출을 위해 이태리 프리미엄 브랜드 하이드로겐을 전격 인수한지 약 1년 만이다. 마무트는 MZ 세대를 겨냥한 패션을 가미한 신발류 등을 앞세워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유럽은 물론 40여 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신발 등 마무트 제품의 직수입은 물론 한국 소비자만을 특화해 디자인한 자체 제품들도 선보인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아웃도어 시장 진출에 앞서 생산기지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지난해 8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업으로 56년 역사의 국동을 인수하기도 했다. 국동은 지난해 3300억원 매출을 올리는 등 매년 흑자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플래그십스토어 등 공간 확보를 위해 강남구 본사와 별도로 역삼동 형지 본사 빌딩을 1300억원에 매입해 리모델링했다. 올해에도 사업다각화에 따른 이미지 통합을 위해 새로운 CI를 발표하는 등 체제정비를 가속화하고 있다.
4월에는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에서 활동했던 손광익 전무를 사업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스포츠, 아웃도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손 전무를 주축으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내년부터 전국 주요 백화점과 거점 도시에 하이드로겐과 마무트 매장을 연이어 오픈한다. 두 브랜드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단독 매장을 나란히 여는 형태와 함께 양사 제품을 같이 취급하는 유럽형 복합 매장을 연다.
손 전무는 "하이드로겐 인수 이후 유니크하지만 마니아층에 집중됐던 제품군을 대중성 있는 스포츠 아웃도어로 바꾸는 작업을 해왔다"며 "마무트는 스위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되 차별화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패션성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프웨어→아웃도어' 변신 성공할까…업계 '촉각'
패션업계에서는 새 먹거리를 위해 기존 사업 영역을 넘나드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수 년간 골프 시장 수요가 늘면서 아웃도어업계, 애슬레저업계 등에서는 새 먹거리로 골프웨어를 낙점하고 골프웨어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웃도어업계는 2010년대 시장 성장이 둔화하자 골프웨어 시장에 속속 뛰어들었다.
2014년 K2는 골프웨어 브랜드 와이드 앵글을, 형지와 블랙야크는 각각 까스텔바작, 힐크릭을 론칭했다. 젝시믹스는 코로나19를 거치는 동안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골프웨어 시장이 급성장하자 2022년 골프 제품군을 론칭,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기존 캐주얼 브랜드에서도 골프웨어 라인업을 선보였다. 과거 젊은 층의 교복으로 불리던 해외 패션 브랜드 '타미힐피거', '캘빈클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이와 반대로 기존 골프웨어 사업에서 아웃도어, 토털 스포츠웨어 사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한흠 크리스에프앤씨 사장은 "아웃도어나 골프의류나 성공비결은 품질, 디자인, 고객만족 서비스로 동일하다"며 "1998년 핑 어패럴로 클럽만 있던 시장에 골프의류라는 시장을 연 이래 파리게이츠로 골프패션 바람을 일으키고, 세인트앤드류스로 하이엔드 시장을 개척하는 등 우리만의 성공 노하우가 있다"고 자신했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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