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의 '역대급' 금융사고, 후폭풍은?

노명현 2023. 10. 1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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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역대급 직원 횡령
대구은행 직원들 허위계좌 발급
시중은행 전환 영향 줄지 관심

금융권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방은행에서도 직원의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했고 허위계좌 발급 등 10여년 전에나 발생했을 법한 사고가 터졌다. 이에 금융감독당국은 지방금융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선 상대적으로 내부통제가 빈약한 지방금융에서도 사고가 터진 만큼 향후 보완 과정에서 지방금융이 홍역을 치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대구은행의 경우 이번 사고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다.

역대급 횡령에 허위계좌까지…

지난해 우리은행 직원 횡령 사건 이후 금융권에선 직원 횡령 등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내부통제 혁신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금융사고는 막지 못했다. 특히 지방은행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BNK금융지주내 경남은행에선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담당 직원이 2988억원 규모를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금융권 사상 최대 규모다. ▷관련기사: '구멍 들여다보니 싱크홀'…경남은행 횡령 562억→2988억(9월20일)

DGB금융지주 대구은행에선 영업점 직원들이 고객들이 서명한 증권계좌 개설 신청서 사본을 이용해 허위 계좌개설 신청서로 둔갑시켜 허위계좌를 추가로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은행의 경우 증권계좌 개설 실적을 영업점과 직원들에 대한 실적에 확대·반영한 것이 직원들의 부적절한 행위로 이어졌다. ▷관련기사: 실적 압박한 대구은행, 1600개 넘는 허위계좌 '부메랑'(10월12일)

금감원은 두 은행 모두 내부통제 방안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지방은행 금융사고와 관련해 지방금융지주의 자회사 내부통제 통할 기능 전반에 대해 별도 점검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에선 이번 지방은행 금융사고를 두고 터질 게 터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도 횡령 등이 발생했던 만큼 내부통제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지만 지방은행은 이보다도 더 미흡하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허위계좌 개설의 경우 10여년 전에서나 발생했을 법한 사고로 황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후폭풍 어디까지?

특히 대구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 상반기 은행권 경영·영업관행 제도개선 방안 TF를 진행했고 시중은행 신규 인가 문턱을 낮춰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그 신호탄이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었다. ▷관련기사: "연내 전환 신청" 대구은행, 시중은행 자극제 될까(7월5일)

당시 금융위는 DGB금융지주는 은산분리 요건도 충족하는 만큼 사업계획서 등에 문제가 없다면 빠른 시일 내 인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금융사고 발생이 시중은행 전환에 변수가 될지 금융권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현재 대구은행은 금융감독원과 함께 시중은행 전환 신청을 위한 사전 논의 단계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 기대와 달리 제도개선 TF 결과 발표 후 약 3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금감원이 지방금융지주 내부통제 기능을 별도 점검하는 등 강도를 높이면서 대구은행의 영업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내부통제가 미흡한 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사안이 안갯속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7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시중은행 전환 심사에서 대구은행 내부통제 체계가 시중은행으로서 책임을 질 정도까지 되는지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반복되는 금융사고…이복현 "CEO, 내부통제 책임져야"(10월17일)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구은행 금융사고는 고객 정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보완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며 "영업 위축 뿐 아니라 대구은행을 향한 금융당국의 잣대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금융위는 대구은행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구은행이)시중은행 인가 신청을 접수한다면 사업계획서 등이 중요한 평가 요소"라며 "최근 사고가 발생했던 만큼 내부통제 시스템이 적절한지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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