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실점 '최악투'에도 'KKKKKKKKK'→日 5번째 기록 작성…ML 스카우트 "2억 달러 받을 것"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릭스 버팔로스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메이저리그 9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반대로 좋지 않은 흐름 속에서도 7이닝을 소화하는 저력을 선보이며 스카우트들의 극찬을 받았다.
야마모토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오사카의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FS) 1차전 치바롯데 마린스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투구수 116구, 10피안타 3사사구 9탈삼진 5실점(5자책)을 기록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예정인 야마모토는 올해 23경기(164이닝)에 등판해 한 차례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로 활약하며,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초' 3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 승률, 탈삼진, 평균자책점)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1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지난 2일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 등판한 뒤 오랜 휴식기를 가졌던 탓일까. 야마모토의 투구는 평소와 분명 달랐다. 메이저리그 9개 구단의 스카우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1회 첫 등판부터 크게 고전했다. 야마모토는 1회 오기노 타카시에게 투수 방면에 내야 안타, 후지오카 유다이에게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허용하면서 1, 2루 위기를 맞았다. 이에 치바롯데는 희생번트를 통해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야마모토는 큰 위기에서 그레고리 폴랑코와 맞붙었는데,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초구를 공략당해 우익수 방면에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야마모토는 야스다 히사노리에게 2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 타구가 다이빙캐치를 시도한 2루수의 글러브에 맞고 튀면서 내야 안타가 됐고, 후속타자 오카 히로미에게도 안타를 내주면서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그래도 추가 실점은 많지 않았다. 야마모토는 위기에 몰리자 최고 156km의 빠른 볼을 앞세우는 등 전력으로 볼을 뿌리기 시작, 야마구치 코우키의 유격수 땅볼 때 1점과 아웃카운트 한 개를 맞바꿨고, 이어나오는 마츠카와 코에게 위닝샷으로 147km 포크볼을 구사해 삼진을 뽑아내며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야마모토의 진가는 2회부터 발휘됐다. 야마모토는 2회 치바롯데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으며 조금씩 안정을 찾기 시작하더니, 3회에는 두 개의 볼넷을 내줬으나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뽑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4회에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치바롯데 타선을 묶어냈고, 5회도 실점 없는 투구로 탄탄한 투구를 이어나갔다.
야마모토는 1회만 20구를 넘게 뿌리면서 투구수가 매우 불어났었는데, 6회초 선두타자에게 던진 초구가 99구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6km의 강속구를 뿌려댔는데, 투구를 마무리하는 과정은 조금 아쉬웠다. 야마모토는 야마구치에게 안타를 맞는 등 실점 위기에서 오기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4실점째를 기록,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한 점을 더내주면서 5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과정과 결과가 모두 아쉬웠지만, 그래도 야마모토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는 점은 분명했다. 특히 5실점을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7이닝을 소화한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왜 그를 탐내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빅리그 9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연봉총액이) 300억엔(약 2712억원, 2억 달러)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야마모토는 타선의 도움 속에서 승리를 따냈는데,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야마모토는 5실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된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이는 기록으로 연결됐다. "야마모토는 2021년 파이널스테이지 1차전, 2022년 파이널스테이지 1차전에 이어 3전 3승"이라며 "클라이맥스 시리즈 첫 등판부터 3전 3승을 거둔 것은 2006~2008년 다르빗슈 유(5전 5승), 2007~2009년 카와카미 켄신, 2009~2013년 다나카 마사히로, 2015~2016년 릭 벤델헐크(이상 3전 3승)에 이어 역대 5번째"라고 전했다.
올 시즌 최악의 투구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도움 속에 파이널스테이지 첫 경기 승리 투수가 된 야마모토는 "계속 좀처럼 잘 되지 않았다. 좋은 공이 전혀 없었고, 볼도 많았다. 여러모로 고생하는 투구가 됐다"며 "야수들과 불펜진 덕분에 어떻게든 이길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본 '데일리 스포츠'에 따르면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팀이 일본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은 총 19차례 중 17번. 오릭스는 이날 승리로 89.5% 확률을 손에 쥐게 됐다. 오릭스는 1승을 안고 출발한 만큼 앞으로 2승만 손에 쥐면 일본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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