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으로 중·러 밀착… “힘 합쳐 개도국 공동이익 수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을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밀착을 과시했다. 지난 3월 모스크바 회담 이후 7개월 만에 만난 양국 정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하마스 충돌) 해결 방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세 번 연속 참석한 것을 두고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대한 러시아 측의 지지를 반영한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영구적인 선린우호, 전면적 전략 협력, 호혜 협력과 윈-윈에 기초한 중·러 관계 발전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영구적인 관계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행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는 내년이 중국과 러시아가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75주년이 되는 해라며 중국은 러시아 측과 협력해 양측 간 협력의 현대적 의미를 풍부하게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러시아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건설을 위한 중국의 중요한 파트너라며 중국∼러시아 동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시베리아의 힘)과 같은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가 가동돼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러시아 및 유라시아경제연합과 함께 더 높고 깊은 수준에서 지역 협력을 진행할 용의가 있으며 중국∼몽골∼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시베리아의 힘-2)가 조속히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최근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협의체)가 역사적인 회원국 확대를 달성해 세계의 다극화와 국제 관계의 민주화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자신감을 보여줬다고도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러시아는 브릭스 등 다자 메커니즘에서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여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시스템을 수호하고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을 촉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에는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존재하며 대만은 양도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라며 “러시아 측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고수하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한 노력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3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며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지만 경제, 정치, 국제 문제에 대한 폭넓은 대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동 정세에 대해서도 자세히 논의했다”며 “(이·하마스 충돌을 포함해) 이러한 모든 외부 요인은 공통적인 위협이며, 양국 협력을 강하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