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9차례 돈 땡긴 코스닥 상장사... 이번엔 개미에 200억 손내민다는데

김종용 기자 2023. 10.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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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루메드, 사모로 자금 조달 어려워지자 100% 일반 공모 진행
3년 간 9차례 걸쳐 599억원 자금조달... 주식 풀리면 주가 떨어질 수도
셀루메드.

코스닥 상장사 셀루메드가 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지 일주일 만에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결정했다. 사업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부족한 셀루메드가 또다시 자금을 조달하면서 한계에 부딪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셀루메드는 현재 주가가 폭락하면서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우려가 높아진 CB에다 은행에서 빌린 단기차입금까지 앞으로도 현금 유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루메드는 20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결정했다. BW는 3년 만기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각각 3.0%, 5.0%이다. 이 중 20억원은 신한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을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은 RNA 생산 설비 구축, EV 이륜차 배터리팩 양산 등 시설 투자와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셀루메드는 이번 BW 청약 흥행 성공이 절실한 상황이다. 100%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만약 청약이 미달되면 잔액 인수인이 없어 200억원을 전부 조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셀루메드는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과 채권을 동시에 제공하는 ‘분리형 BW’를 택했다. 공모 분리형 BW는 투자 심리를 사로잡기 좋은 상품으로 꼽힌다.

셀루메드가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모 방식의 자금 조달이 어려운 탓으로 풀이된다. 셀루메드의 최대주주인 인스코비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현금이 부족한 데다, 앞서 수차례 CB를 발행하면서 제3자가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도 낮기 때문이다. 셀루메드는 인스코비에 인수된 2018년 5월 이후 최근 3년 동안 9차례에 걸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약 599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셀루메드가 발행한 사채 중 현재 미상환한 CB는 모두 120억원으로, 이번에 발행하는 BW까지 포함하면 32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제26회차 CB(50억원)는 전환가액이 리픽싱(전환 가액 재조정) 한도까지 도달하면서 풋옵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아직까지 리픽싱 한도가 남아 있지만, 여전히 주가보다 전환가액이 높은 제25회차 CB(20억원)도 풋옵션 가능성이 농후하다. 제26회차 CB 풋옵션은 내년 4월 6일부터 시작된다. 주가가 내년까지 반등하지 못하면 풋옵션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리픽싱 한도에 도달한 상황에서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낮다면 사채권자는 더 이상 차익 실현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해 풋옵션을 행사한다. 제27회차 3년물 CB(20억원)도 내년 9월 1일부터 풋옵션 기간이 도래한다. 제27회차 CB의 리픽싱 한도는 2783원으로, 최근 주가 추이를 볼 때 극적인 반등으로 시세차익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셀루메드의 주가는 2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셀루메드의 현금 유출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연결 기준으로 셀루메드가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3억원, 총 부채는 436억원이다. 현재 보유 중인 자금으로 당장 급한 CB를 상환한다고 해도 현금창출력이 약한 셀루메드로서는 추가 자금 조달을 해야 하는 것이다. 셀루메드의 올해 2분기 순이익증가율은 마이너스(-) 1553.85%로, 연결 기준으로 해도 -454.94%에 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3년 동안 총자산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영업활동 개선이 아닌 유상증자 등 외부 자금 조달로 인한 것”이라며 “기업의 실질적 가치가 개선된 것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계에 몰린 셀루메드는 오너 지분 희석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번 BW 발행을 통해 생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셀루메드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약 21.63%의 지분을 보유 중인데, 이들이 이번 BW 공모에 참여하지 않으면 신주인수권증권 전량 행사를 가정할 때 약 18.95%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 미상환한 CB 전환권까지 행사되면 17.79%까지 하락하게 되고, 행사 및 전환가액 조정 70%가 반영되면 15.78%까지 떨어진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하락하면 향후 적대적 인수합병(M&A) 등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CB·BW 발행이 지속되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시장에 주식이 풀리면 주당 가치가 희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BW 예정 행사가액을 기준으로 전량 행사되면 약 600만주가 시장에 풀리게 되고, 이는 발행 주식 총수의 약 14.10%에 해당한다”며 “대규모 물량 출회로 주식가치가 희석되면서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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