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잘 이끌어줬어…” KIA 30세 잠수함 ‘82이닝 헌신’ 잊으면 안 돼…한 남자의 ‘진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무 잘 이끌어줬어.”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이 지난 17일 광주 NC 다이노스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올해 투타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를 한명씩 꼽았다. 주인공은 외야수 이우성과 투수 임기영이다. 김종국 감독 마음 속의 MVP다.
임기영은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만 해도 김기훈, 신인 윤영철과 함께 5선발 경합을 벌였다. 그러나 윤영철이 워낙 유니크한 탓에 경쟁서 밀렸다. 처음엔 롱릴리프로 대기했으나 자연스럽게 셋업맨으로 보직이 바뀌었고, 점점 중요한 시점에 중용되더니 전반기 정해영의 난조 때 임시 마무리까지 맡았다.
장현식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여파로 올 시즌 행보가 좋지 않았다. 전상현도 전반기에는 아주 좋은 페이스가 아니었다. 이때 임기영이 최지민과 함께 맨 뒤에서 버텨냈다. 김종국 감독이 전상현과 정해영에게 과감하게 2군에서 재정비할 시간을 줄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임기영에 대한 믿음이 컸기 때문이다.
64경기서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96. 전반기에는 33경기서 51이닝, 평균자책점 2.65였다. 후반기 31경기서 31이닝, 평균자책점 3.48로 조금 올랐으나 괜찮았다. 시즌 최대 승부처이던 9~10월에 15경기서 2패5홀드 평균자책점 4.40이었지만, 이땐 전상현, 김대유, 정해영 등 기존에 기대한 불펜투수들이 컨디션을 많이 올린 상태였다.
임기영이 올해 선발투수 시절보다 더 강렬했던 건 체인지업 그립 변화다. 그립을 바꾸면서 체인지업의 낙차 폭이 커졌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임기영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작년 0.234서 올해 0.180으로 뚝 떨어졌다. 패스트볼도 작년 피안타율 0.266서 올해 0.202로 내려갔다.
올해 리그에서 멀티이닝을 가장 많이 소화한 불펜 투수였다. 순수 불펜투수 최다이닝이다. 9~10월에 조금 부진했던 원인도 시즌 중반까지 연투를 한 여파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 누구도 임기영의 시즌 막판 기복에 불평할 수 없었다.
김종국 감독은 “시즌 막판 기영이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다. 본인도 위축이 많이 된 것 같고 신경 많이 쓴 것 같다. 너무 잘 해줬고 불펜을 잘 이끌었다. 컨디션이 안 좋을 땐 구장에 먼저 나가서 준비하고 그랬다. 본인 페이스가 떨어진 걸 인지해서”라고 했다.
임기영은 2024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올해 연봉은 1억5000만원. 내년에 올해보다 성적이 더 좋으면 FA 대박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 아울러 불펜투수로 꾸준히 활약하면 2024년 프리미12. 2026년 WBC 등 국제대회서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법도 없다.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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