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더 똘똘했다면” 5위하고도 자책&야유…국민타자의 첫 가을야구, 돌아선 팬심 회복할까

이후광 2023. 10. 19.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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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OSEN=잠실, 조은정 기자]정규시즌 3위 자리가 결국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두산은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다.SSG 랜더스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두산 선수단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0.16 /cej@osen.co.kr

[OSEN=이후광 기자] 부임 첫해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내고도 자책하고 일부 팬들의 야유까지 받은 두산 이승엽 감독. 포스트시즌에서는 보다 끈질기고 과감한 야구로 돌아선 팬심을 달랠 수 있을까. 

지난해 창단 첫 9위 수모를 겪은 두산 베어스는 시즌 74승 2무 68패 5위에 오르며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았다.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의 부임, FA 최대어 양의지와 라울 알칸타라 복귀 등 스토브리그를 알차게 보내며 1년 만에 9위 충격을 씻는 데 성공했다. 물론 무승부만 거둬도 가을이 끝나는 5위로 시즌을 마쳤지만 마지막까지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하며 치열한 순위싸움을 펼쳤다. 

그럼에도 이승엽 감독은 시즌을 결산하는 자리에서 자책했다. 이 감독은 “지금까지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더 많다. 1년차라서 미숙한 점도 있었다. 선수들 융화,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 모두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 이 순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똘똘하게 했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에 가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아쉬워했다. 

여기에 일부 팬들마저 이 감독의 첫해 성과에 박수가 아닌 야유를 보냈다. 논란의 장면은 16일 포스트시즌 출정식에서 발생했다. 잠실구장 전광판을 통해 2023시즌 결산 영상을 상영한 두산. 도입부에 ‘새 사령탑 이승엽 감독 취임’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 감독의 작년 10월 취임식 영상이 송출됐고,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가을야구 진출의 기쁨을 만끽하는 포스트시즌 출정식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이 감독은 지도자 경험 없이 3년 18억 원에 두산 지휘봉을 잡고 첫해 5위라는 박수 받을만한 성과를 냈다. 9위팀을 맡아 빠르게 혼란을 수습한 뒤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복귀라는 1차 목표를 이뤄냈다. 부임 당시 기대보다 우려가 훨씬 더 컸던 게 사실이었지만 어쨌든 두산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프로스포츠는 과정보다 결과가 더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하위권에서 5위로 도약한 기쁨보다는 지금보다 더 높은 순위도 가능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컸다. 전력 안정화에 실패하며 11연승과 7연승을 각각 한 차례씩 하고도 곧바로 긴 연패에 빠져 승리를 까먹는 악순환이 지속됐고, 새 얼굴 발굴 실패로 정규시즌을 ‘쓰는 선수만 쓰는’ 단기전처럼 운영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그렇다면 기존 선수들이라도 제 몫을 해줘야하는데 ‘115억 거포’ 김재환이 타율 2할2푼 10홈런, ‘85억 캡틴’ 허경민이 타율 2할6푼8리에 그쳤다. 포스트 김재호 육성에도 실패하며 은퇴가 가까워진 김재호가 91경기 타율 2할8푼3리로 주전 역할을 수행했다. 이 감독이 스프링캠프 때부터 주목했던 유망주들은 어느 순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두산은 롯데, 한화, 삼성 등 하위권 팀들이 동경하는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팀이 됐다. 비록 출정식에서는 야유를 받았지만 19일부터 창원NC파크에서 시작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의 최초 업셋을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감독 입장에서는 정규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낼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두산은 1차전 선발로 12승 에이스로 도약한 곽빈을 예고했다. 곽빈의 올해 기록은 23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13일 잠실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챙기며 기분 좋게 2023시즌을 마쳤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당한 담 부상 여파에도 탈삼진 9개를 잡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곽빈은 추가 휴식을 통해 통증을 털어낸 상태다. 

올해 NC 상대로는 3경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3.07을 남겼다. 시즌 첫 경기였던 4월 4일 잠실에서 7이닝 10탈삼진 무실점에도 승리가 불발됐고, 5월 31일 창원 4이닝 1실점 노 디시전을 거쳐 8월 20일 잠실에서 3⅔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당했다. 

최대 2경기가 열리는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가 1승을 안고 시리즈에 임하는 시스템이다. 4위는 1승 또는 1무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5위는 무조건 2승을 따내야 준플레이오프 참가권이 주어진다. 

두산 이승엽 감독 / OSEN DB

2015년부터 시작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가 4위를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없다. 2016년 LG(4위)-KIA(5위), 2021년 두산(4위)-키움(5위)전에서 5위팀의 1차전 승리로 2차전이 성사됐지만 이변 없이 4위팀이 준플레이오프로 향했다. 최초의 5위팀 업셋에 도전하는 두산이다. 

한편 이에 맞서는 NC는 외국인투수 태너 털리로 맞불을 놨다. 시즌 기록은 11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92로, 13일 창원 LG전에서 6이닝 1실점 승리를 챙기고 2023시즌을 마쳤다. 지난 8월 테일러 와이드너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합류해 빠르게 리그에 적응했다.

두산 상대로는 8월 20일 잠실에서 6이닝 3실점(1자책)으로 KBO리그 첫 승을 거둔 기억이 있다. 공교롭게도 당시 두산 선발투수 또한 곽빈이었다. 

/backlight@osen.co.kr

두산 곽빈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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