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야 산다'…해외에서 더 잘나가는 오리온·삼양식품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2023. 10. 19.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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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오리온 해외매출 비중 62%, 초코파이·마이구미·꼬북칩 인기
궈즈궈신 리치맛, 꼬북칩 플레이밍 라임맛 등 현지화
삼양식품의 효자는 불닭볶음면 해외 매출 80% 이상
해외 전용 하바네로·야키소바 불닭, 국내 입소문에 역출시
공장 라인 늘리고, 중동·유럽 노리고…해외 판로 확대
오리온 제공

국내 식품업계 내수 시장이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업체들이 현지 맞춤형 전략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전세계적 한류 인기에 힘입어 K-푸드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호재 속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오리온과 삼양식품은 더 적극적인 현지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적극적인 현지화…오리온 초코파이 넘어 젤리·스낵도 효자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 377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해외매출이 62%를 차지한다.

1993년부터 일찌감치 진출했던 중국시장은 지난 2013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매출 1조를 돌파했고, 현재는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베트남·러시아 등에서도 고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대표 상품인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베트남에서는 파이 시장에서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지어로 정(情)을 의미하는 '띤(Tinh)'이라는 단어를 제품명에 활용하는 등 현지화 전략이 통했다는 평을 받는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글로벌 판매액이 연간 5천억원을 넘겼다.

오리온 제공


오리온은 최근에는 젤리를 통해 중국·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마이구미 제품을 현지명 '궈즈궈즈(果滋果姿, 맛있는 과일모양)'으로 출시하고, 2021년에는 마이구미 알맹이를 현지명 '궈즈궈신(果滋果心, 맛있는 과일 속 과일)'으로 잇따라 내보였는데, 현지 선호도를 반영한 '리치맛', '패션푸르트맛' 등 신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까지 중국 내 마이구미 누적 매출액은 1천억 원을 넘어섰고, 중국 현지 시장조사기관 집계 결과 마이구미는 젤리 시장 2위에 올라섰다. 오리온은 베트남에도 2019년 마이구미 판매를 시작했고(현지명 붐젤리), 올해 4분기에는 러시아에도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맛, 식감 등을 반영한 젤리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류 열풍을 업고, 현지화를 통해 성과 낸 또다른 히트 상품은 스낵 꼬북칩이다. 2017년 첫 수출 이후, 해외 수출액이 지난 5년간 연평균 145% 성장하고 있다.

특히, 스낵의 본고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만 올해 8월까지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하며,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특히, 히스패닉 소비자들을 고려한 '플레이밍 라임맛'이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현지 입맛에 맞춘 '트러플솔트맛, '사워크림앤어니언맛'이 출시됐고, K-푸드 트렌드를 반영한 '김맛'도 선보였다.

베트남에서도 지난 4월 한류 열풍에 맞춰 한국어 '맛있다'를 그대로 옮긴 '마시타(Masita)'로 제품명을 출시하고, 인도에서도 향신료를 즐기는 식문화를 반영한 다양한 맛으로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에 오리온의 추가 투자도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하반기 중국에는 젤리 라인 증설·감자 플레이크 라인 구축, 베트남에는 공장 증축·라인 증설, 러시아에도 젤리·파이·비스킷 등의 신규라인 증설 투자를 통한 공급량 확대가 계획돼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을 지속 개발하고 해외 판매 국가를 확대해 마이구미와 꼬북칩을 대표 주자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입소문의 힘' 해외 매출 80% 이상이 불닭볶음면

삼양식품도 올해 상반기 5309억원의 매출을 냈는데, 이 중 해외 매출 비중은 66%에 달한다.

해외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불닭 시리즈'다. 올해 상반기에만 해외에서 4억 개가 팔린 불닭 시리즈 상품군은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의 일등공신인 것이다.

삼양식품 제공


불닭볶음면은 2012년 4월 출시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도 너무 매워서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꾸준한 마니아층을 확보하더니 유튜브 '영국 남자'를 통해 불닭볶음면 먹기 도전 영상이 주목받으며 해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불닦볶음면의 누적 수출액은 2조 1천억원에 달한다.

현재 'Fire Noodle Challenge'를 검색하면 100만개 이상의 영상이 검색될 정도로 K-푸드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은 도전해봐야 하는 음식이 됐다. 여기에 수출 초기부터 할랄 인증을 받아 무슬림 인구들의 문턱을 낮췄고, 현지 맞춤형 제품들을 꾸준히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해외에서는 오리지널 불닭볶음면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지만, 미주 지역 맞춤형인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일본 맞춤형인 '야키소바불닭볶음면' 등 특정 국가 대상 제품을 출시하며 주목도를 높였다. 두 제품은 입소문을 타며 국내 소비자들의 정식 출시 요구가 빗발쳤고, 국내에서도 이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삼양식품은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현지 대형 유통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대량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일본·미국·중국 등 기존 주력국 외에도 인도네시아, 중동, 유럽 시장 공략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 미국 등 주력 수출국에 설립한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며 "아랍에메리트, 시리아, 레바논 등을 중동지역 내 전략 국가로 선정해 올해 500억원을 목표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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