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누가 더 잔인한가?" 막장으로 가는 이-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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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알 아흘리 병원 공격에 따른 파장은 전체 이-팔 전쟁의 판세를 뒤엎을 정도로 크다.
이랍권 지도자들을 만나 이-팔 전쟁의 확대를 막고, 인도주의적 물꼬를 트려던 바이든으로선 이스라엘 땅을 밟는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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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1880년대 성공회 선교사들이 설립한 알 아흘리 병원을 향한 공격으로 아랍 전역의 민심이 들끓는다. 거리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지며 애초 이번 전쟁의 피해자인 이스라엘은 '또 다른 가해자'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쪽은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며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번 병원 공격이 무장단체인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의 오발이라는 '명백한 징후'가 있다고 주장하나 팔레스타인은 이를 부인한다. 폭발의 원인을 즉시 확인하긴 어렵다. 어느 쪽의 소행이든 이는 명백한 전쟁 범죄다.
알 아흘리 병원 공격에 따른 파장은 전체 이-팔 전쟁의 판세를 뒤엎을 정도로 크다. 당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르단 방문이 사실상 취소됐다.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지도자들과의 4자 정상회담도 취소됐다. 이랍권 지도자들을 만나 이-팔 전쟁의 확대를 막고, 인도주의적 물꼬를 트려던 바이든으로선 이스라엘 땅을 밟는 의미가 크게 퇴색됐다.
하마스에 대응하는 이스라엘의 수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민간인 피해는 커지고 국제사회의 여론은 싸늘해진다. 중동지역에서 미국의 외교적 보폭도 그만큼 좁혀질 수밖에 없다. 물과 전기가 끊어진 가자지구의 극단적 상황에 WHO(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 등 국제기관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알 아흘리 병원에서의 참사 여파로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지구 내 외국인을 탈출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원점으로 돌아갔다. 요르단 방문을 불과 하루 앞두고 터진 대형 악재에 바이든은 어느 때보다 난이도가 높은 시험지를 들게 됐다.
더구나 이번 참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전을 투입하기도 전에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결심'대로 지상전이 실제 감행되면 민간인 피해는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세계 최고 수준인 가자지구의 인구 밀집도와 다닥다닥 붙은 주택가 바로 아래 500㎞에 달하는 '가자메트로'(하마스 미로 땅굴)를 공격하려면 제2, 제3의 알 아흘리 병원이 줄줄이 이어질 터다.
이날 폭격 전에도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보복전으로 가자지구 의료시설만 48건을 공격했다. WHO는 그 중 6개 병원에서 실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알 아흘리 병원 공격 당일인 17일 4000명의 대피 인력이 몰리는 유엔학교에도 공격을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닮아갈수록 하마스와 '전투'에서의 승리는 빨라질 수 있다. 그러나 방어전이라는 명분을 지키고 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인도주의적 창구를 열고 국제법을 지키는 어려운 길을 걸어야 한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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