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인질 페북 ID로 살해 위협 생방송… 테러 도구 된 소셜미디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하마스 기습 공격으로 납치된 인질의 가족들이 2023년 10월 14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로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청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소셜미디어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공포 심리를 조장하는 하마스의 테러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 시각)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인질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탈취한 뒤 이를 이용해 스트리밍 방송을 하는 것을 새로운 전술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납치한 인질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소셜미디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인질 본인 계정으로 그들에게 살해 위협을 하는 장면을 담은 라이브 방송을 했다. 인질의 친구·가족들이 살해 위협 현장을 실시간으로 보게 하면서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다. 또 인질의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친구나 가족에게 조롱·공포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페이스북 관계자는 NYT에 “하마스가 인질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고 계정에 글을 올린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처음 공격한 직후 가자지구 국경 키부츠에 살던 갈리 슐레징거 이단의 지인들은 페이스북을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당시 이단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하마스가 인질로 잡힌 이단과 가족을 위협하고 있는 모습이 45분간 생중계됐다. 스트리밍 이후 이단의 큰딸은 총에 맞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하마스가 인질을 최소 199명 붙잡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질 한 명이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팔로어 수십~수백 명을 갖고 있다고 했을 때,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협은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 토마스 리드 존스홉킨스대 전략학 교수는 NYT에 “극단주의 단체들은 오랫동안 소셜미디어로 선전전을 해왔지만, 인질 개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탈취하는 것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소셜미디어를 무기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공격에 심리적으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메타는 이 사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하며 “유창한 히브리어와 아랍어를 구사하는 전문가들이 있는 특별 작전 센터를 설립해 이스라엘 납치 사건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