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총선, 야당 승리에 EU가 환호하는 까닭
15일(현지 시각) 폴란드 총선 결과 중도·진보 성향 야권 연합이 극우 민족주의 집권당을 제치고 8년 만에 총리를 배출하게 됐다. 17일 발표된 개표 결과에 따르면 연립정부 구성을 결의한 야권 연합인 시민연합(KO)·제3의길·신좌파당이 54%를 득표해 정부 운영을 주도하는 데 필요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주요 외신들은 야권 연합의 승세로 나타난 15일 출구 조사 발표 당시부터 폴란드 총선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상당수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야권의 승리에 환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Q1. 서방, 왜 반기나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온 집권 법과정의당(PiS)이 총선에서 패배하자, 우크라이나 우방인 서방국가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PiS 체제의 폴란드 정부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무기 이전과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자 맹목적인 우크라이나 지원보다는 자국의 안보와 농업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점점 목소리를 얻었고, PiS가 선거를 앞두고 이를 적극 활용했다.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단결의 필요성이 높아진 EU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지원 대열에서 빠지려는 여당보다는 야당의 승리를 반길 수밖에 없다. PiS 체제 폴란드는 반(反)이민 정책 등으로 EU 지도부와 사사건건 충돌했다. 2007~2014년 총리를 거쳐 2014∼2019년 유럽의회 의장을 지낸 도날트 투스크 KO 대표는 EU와의 관계 회복을 공약했다. 이탈리아·헝가리 등에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극우 민족주의 정당이 잇따라 집권한 와중에, 폴란드 야권의 총선 승리로 EU는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됐다.
◇Q2. 누가 주로 지지했나
집권 여당의 반이민 정책과 낙태 규제 등에 제동을 걸고자 20·30대 젊은 세대가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선 결과라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 투표율은 74%로 역대 최고다. 폴란드 매체 제치포스폴리타는 “대학생 등 젊은 유권자들과 여성이 야권 연합에 많은 지지를 보낸 반면, PiS의 경우 농민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회 계층에서 지난 총선보다 득표율이 줄었다”고 했다. 2015년 집권한 PiS는 8년간 반이민 정책과 사법부·언론 장악을 추진해 비판 여론이 커졌다.
◇Q3. 대통령은 보수당 소속인데?
폴란드는 직선제로 선출된 대통령이 군 통수권과 총리 임명권을 갖고, 실질적 국정 운영은 의회 다수당이 선출한 총리가 맡는다. 안제이 두다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PiS 출신이다. 이 때문에 두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는 2025년 8월까지 대통령과 총리가 반대 정당인 ‘동거 정부’가 됐다. 두다는 “내각 구성권은 승리 정당에 있다”며 야권 연합과 협력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민 정책 등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될 경우 의회 해산권 등을 가진 대통령과 총리 주도 다수당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다 대통령은 2015년 8월 취임해 2020년 재선에 성공했다. 불편한 동거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는 2025년 대선과 2027년 총선 결과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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