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시민공원 버즘나무 /김정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산시민공원 남문에서 북문 쪽으로 걷다 보면 높은 강둑에 앉아 오가는 시민을 넓은 녹음의 품으로 안내하는 강바람 난 버즘나무를 만나게 된다.
시인은 버즘나무를 워킹맘으로 비유한다.
'바람나서 길에서 살았다'는 평생 길에서 살 정도로 바쁜 삶이지만 신바람 나게 살았다는 중의적 표현으로도 읽힌다.
'생머리 파마머리 폭풍이 빗질하고'에서는 찰랑이던 젊은 시절과 뽀글대던 중년의 시간도 폭풍이 빗질해 준다니 이미지화한 감각이 돋보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 여자 바람나서
평생 길에 살았단다
생머리 파마머리
폭풍이 빗질하고
너른 품
내어준 뒤로
육자배기 부른다
부산시민공원 남문에서 북문 쪽으로 걷다 보면 높은 강둑에 앉아 오가는 시민을 넓은 녹음의 품으로 안내하는 강바람 난 버즘나무를 만나게 된다.
시인은 버즘나무를 워킹맘으로 비유한다. ‘바람나서 길에서 살았다’는 평생 길에서 살 정도로 바쁜 삶이지만 신바람 나게 살았다는 중의적 표현으로도 읽힌다.
‘생머리 파마머리 폭풍이 빗질하고’에서는 찰랑이던 젊은 시절과 뽀글대던 중년의 시간도 폭풍이 빗질해 준다니 이미지화한 감각이 돋보인다. ‘신은 세상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보내셨다’고 하였던가.
오늘 아침, 너른 품 내어준 버즘나무 여인의 구성진 육자배기 한 자락이 신명 나게 울려 퍼지길….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