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편의 시조] 시민공원 버즘나무 /김정

장남숙 시조시인 2023. 10.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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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민공원 남문에서 북문 쪽으로 걷다 보면 높은 강둑에 앉아 오가는 시민을 넓은 녹음의 품으로 안내하는 강바람 난 버즘나무를 만나게 된다.

시인은 버즘나무를 워킹맘으로 비유한다.

'바람나서 길에서 살았다'는 평생 길에서 살 정도로 바쁜 삶이지만 신바람 나게 살았다는 중의적 표현으로도 읽힌다.

'생머리 파마머리 폭풍이 빗질하고'에서는 찰랑이던 젊은 시절과 뽀글대던 중년의 시간도 폭풍이 빗질해 준다니 이미지화한 감각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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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조시인협회 국제신문 공동기획

저 여자 바람나서

평생 길에 살았단다

생머리 파마머리

폭풍이 빗질하고

너른 품

내어준 뒤로

육자배기 부른다

부산시민공원 남문에서 북문 쪽으로 걷다 보면 높은 강둑에 앉아 오가는 시민을 넓은 녹음의 품으로 안내하는 강바람 난 버즘나무를 만나게 된다.

시인은 버즘나무를 워킹맘으로 비유한다. ‘바람나서 길에서 살았다’는 평생 길에서 살 정도로 바쁜 삶이지만 신바람 나게 살았다는 중의적 표현으로도 읽힌다.

‘생머리 파마머리 폭풍이 빗질하고’에서는 찰랑이던 젊은 시절과 뽀글대던 중년의 시간도 폭풍이 빗질해 준다니 이미지화한 감각이 돋보인다. ‘신은 세상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보내셨다’고 하였던가.

오늘 아침, 너른 품 내어준 버즘나무 여인의 구성진 육자배기 한 자락이 신명 나게 울려 퍼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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