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에게 잘 보이려 묶은 ‘핑크 리본’… 유방암 인식 바꾸는 상징이 됐다
마담 드 퐁파두르(1721~1764년) 후작은 프랑스 왕 루이 15세가 총애한 연인이다. 퐁파두르는 왕의 일정을 책임질 정도로 보좌관이자 조언자 역할도 했다. 그녀는 여왕 마리아 레슈친스카가 소외되지 않도록 주의했다고 한다. 퐁파두르는 건축과 장식미술, 도자기, 보석 작가의 주요 후원자를 자처할 정도로 예술에 조예가 깊었다.
퐁파두르는 왕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당시에 흔하지 않았던 핑크색 리본을 매고, 핑크빛 장식을 옷에 달았다. 그 모습은 자신이 후원한 화가 프랑수아 부셰가 그린 작품 <화장대 앞에 선 퐁파두르>에 잘 남아 있다. 그녀는 종종 핑크 드레스도 만들어 과감히 입었다. 핑크를 최초로 세상에 널리 퍼뜨린 인물로 평가받아서, 퐁파두르는 핑크의 여인으로 불린다.
요즘 핑크 리본은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유방암 인식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으로 쓰인다. 10월이 되면 곳곳에서 핑크 리본과 핑크 옷 물결의 핑크 런 달리기 대회가 열리고, 도시 건물이 핑크빛으로 물들여진다. 국내에서는 지난 20년간 아모레퍼시픽 후원으로 핑크 리본 행사가 열렸다.
이를 이끈 노동영(강남차병원 유방외과 교수) 한국유방건강재단 이사장은 “핑크 리본 캠페인 이후 여성들의 유방암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유방암 조기 발견율이 열 배 이상 올라갔다”며 “유방암은 한 집안의 엄마가 암 환자가 되는 상황이 많아 딸과 엄마가 같이 참여해 유방암 극복의 희망을 키워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방암은 50대 초반에 가장 많이 발견된다. 하지만 최근 50대 후반과 60대 초반에서도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다. 유방암학회는 조기 발견을 위해 40세 이후 1~2년에 한 번 유방 촬영술과 필요한 경우 추가적으로 유방 초음파 검사 받기를 권장한다. 18세기 퐁파두르가 21세기 여성 유방암 극복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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