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떠날지 남을지"…유승민, 12월 선택한 이유는?

김주훈 2023. 10. 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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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12월쯤 당 떠날지 남을지 선택"…당내에선 '글쎄'
'12월' 유승민 정치 분수령…바른정당 창당 선언도 12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주최 11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국민의힘 내 대표적인 반윤인 유승민 전 의원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 위해 숙고에 들어간 모양새다. 당의 쇄신 방향에 따라 오는 12월쯤 탈당 여부를 선택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정치권에선 유 전 의원이 선택한 12월에 대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이다.

◇ 이준석 "유승민 마지막 기회"…12월 결단 활로 열어주나

이준석 전 대표는 18일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에 대해 "현재 58년생,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고 가볍게 버릴 사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유 전 의원에 대해 일부 보수 지지층들이 가지고 있는 소위 '배신자' 정서를 겨냥해 "배신 정치의 저주를 풀고 보수정치의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토론회에서 유 전 의원의 정치적 활로를 열어주는 취지의 발언이 주를 이루면서, 마지막일 수 있는 유 전 의원의 향후 정치 행보가 조명 받는 상황이다.

유 전 의원에 대해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는 시점은 12월이다. 그동안 유 전 의원은 본인의 신당 창당 여부, 거취 등 정치 행보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지만, 이번은 그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힌 상황이다. 그는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2월쯤 나는 떠날 것인가, 남을 것인가 (선택할 것)"이라며 "떠나는 것, 신당을 한다는 것은 늘 열려 있는 선택지이고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단의 전제로 당의 쇄신과 변화 여부를 꼽긴 했다.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바른정당 창당 선언도 12월…신당 군불에 당내는 '글쎄'

유 전 의원이 결단의 시점으로 12월을 선택한 것은 정치적인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월은 21대 국회 정기국회가 끝나는 시점이자, 내년 총선 100일이 가까워진 날이기도 하다. 여야 지지율이 접전 양상을 이어가는 상황 속에서 총선 국면에 돌입한다면, 유 전 의원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는 환경이 조정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12월 말은 유 전 의원 정치 인생에서 분수령을 이룬 날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12월 27일은 유 전 의원을 포함한 29명의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 날이다. 다음 해(2017년) 1월 창당된 바른정당에서 유 전 의원은 대선후보로 선출되기도 했다. 현재에 이르러 당내에서 유 전 의원 신당 창당에 대해 경험적·환경적 요소로 인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 전 의원의 신당 창당, 총선 출마 등 정치 행보에 대해선 정치권의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유 전 의원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함께 세력 부재가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정치 개혁을 이념으로 한 '정당바로세우기(정바세·대표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가 유 전 의원 세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는 얘기도 정가에 돌고 있다. 유 전 의원과 신 대표는 앞서 서울과 대구에서 시국강연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다만 신 대표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우선 정바세를 기반으로 창당할 생각은 없고 조직으로 전환될 수도 없다"며 "유 전 의원이 제 부탁에 흔쾌히 강연에 온 것이고, 여러 소문에 대한 진상은 우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유 전 의원의 신당 창당에 대해 "공천이 어렵다는 것을 군불을 때는 것 아니겠는가"라면서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고 위기감이 고조되면 유 전 의원에게도 기대치는 생길 수 있겠지만, 신당 창당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출신 당 관계자들은 총선이 임박한 만큼 영향력을 클 수 있지만, 유 전 의원이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른정당에 합류했던 한 전직 다선 의원은 "당시 유 전 의원은 상징적인 주역이긴 했지만, 창당의 실무적인 주역은 아니었다"며 "다만 경험이 있으니 준비한다면 추진은 될 것이고, 중도층과 2030세대를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여당에서 그 지지층이 이탈하는 만큼, 더불어민주당은 반사이익을 볼 수 있고 여당의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는 등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찻잔 속에 태풍처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유 전 의원이 현실적으로 세력을 구축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고, 이 전 대표가 합류하지 않는다면 큰 시너지는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종훈 평론가는 유 전 의원의 12월 정치 행보에 대해 "내년 총선을 위해 언제까지 창당을 마쳐야 한다라는 일정을 역산해 보면 그 마지노선이 12월"이라면서 "유 전 의원이 중도 보수인 만큼 이러한 유권자층이 많은 수도권에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유 전 의원과 성향이 비슷한 의원들이 공천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그 반대 상황이라면 굳이 나갈 필요가 없는 등 도박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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