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정상회담서 우의 과시… 이스라엘·하마스 해법엔 말 아꼈다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3. 10. 19.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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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개월 만에 머리를 맞댄 결과물은 양국 간 우의 과시에 불과했다.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푸틴 대통령 역시 "시 주석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에 대해 논의했고, 러시아는 항상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설립을 지지해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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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개월 만에 머리를 맞댄 결과물은 양국 간 우의 과시에 불과했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 앞서 “강대국의 역할을 하겠다”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해법을 제시할 것처럼 암시했지만, 구체적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18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개막식 직후 약 세 시간가량 마라톤 회담을 했다. 이들이 단독 대면한 것은 지난 3월 시 주석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국빈 방문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AP연합뉴스

이번 정상회담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가운데 열린 만큼 양국이 관련 해법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 17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 정상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한 데다, 시 주석도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강대국의 역할을 구현해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보태기를 원한다”고 하면서 이같은 관측이 더욱 힘을 얻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이스라엘을 직접 방문한 만큼, 더욱 공격적인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결과적으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중국 외교부는 양국 정상회담 종료를 알리면서 “두 정상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상황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했다.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푸틴 대통령 역시 “시 주석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에 대해 논의했고, 러시아는 항상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팔레스타인 주권 국가 설립을 지지해 왔다”고 했다. 시 주석도 기존 입장인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는 더욱 긴밀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시 주석은 내년이 중·러 수교 75주년이라는 해를 강조하며 “중국과 러시아는 영원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거듭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은 러시아와 새로운 차원의 협력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중국은 러시아 국민이 국가 부흥을 위해 선택한 길을 따라 국가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핵심 이익인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중국의 입맛에 맞췄다. 그는 “세계에 중국은 하나뿐”이라며 “대만은 중국 영토 중 양도할 수 없는 일부이고, 러시아는 하나의 중국 정책에 함께 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이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는 것을 확고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3월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주요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고, 이때 합의한 사항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 국제 정세가 한 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변화를 겪고 있다는 시 주석의 전략적 판단이 맞았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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