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병원 공습 흔적 없어”···하마스 '오발' 녹취도 공개 [이-팔 전쟁]
하마스 첩보원들도 "이건 이슬라믹지하드 미사일" 시인 정황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이 폭발해 민간인 수백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 참사가 자국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하마스 첩보원들이 오발 상황을 언급한 감청 녹취 내용도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이 증거를 유엔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18일(현지시간) BBC방송과 현지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폭발 전후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상공에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 등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군의 공습 때문이라면 현장에 공습에 의한 구덩이나 건물에 구조적인 손상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 벽도 그대로 있다"며 손상된 곳은 병원 밖 주차장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는 알아흘리 병원 주차장이 불에 타는 장면이 담겼을 뿐 병원 건물은 심한 손상이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하가리 소장은 또 알아흘리 병원 폭발이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전날 오후 6시59분께 이슬라믹지하드가 병원 인근 묘지에서 10여 발의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와 동시에 가자지구에 있는 병원에서도 폭발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도 이를 알고 있으면서 이스라엘군의 책임으로 돌리고 폭발로 인한 사상자 수를 부풀렸다고 비난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슬라믹지하드 대원들이 로켓 발사 실패에 대해 대화하는 감청 정보도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런 분석 결과를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도 공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폭발 당시 확보했다는 감청 음성도 모두 공개했다.
하마스 첩보원 간 오간 이 대화 녹취를 들어보면 A대원은 "미사일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하자 B대원이 "이건 이슬라믹지하드 것이라던데"라고 답한다.
이에 A가 "뭐라고. 이게 우리가 쏜 거라고?"라며 놀라 되묻자 상대는 다시 "그런 것 같아"라고 대꾸한다.
"누가 그러더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B는 "미사일 파편을 보면 이스라엘 것이 아니라 이쪽 지역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고 가르쳐준다.
잠시 침묵이 이어진 후 B가 "하지만 신이시여, 왜 이게 다른 데에서 폭발하지 않았을까"라고 한탄하자 A는 그새 다른 곳에서 정보를 입수한 듯 "병원 뒤 묘지에서 이걸 쐈고 오발로 거기에 떨어졌다고 한다"고 덧붙인다.
또 침묵이 이어진 후 오발 장소와 관련한 대화가 몇 차례 오가다가 대화가 종료된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연설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알아흘리 병원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명확한 증거를 갖고 있으며 이곳이 이슬라믹지하드의 로켓 오발탄에 맞았다고 100%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코헨 장관은 "이 증거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시해 모든 국제사회가 보도록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이스라엘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병원 폭발은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발언이 무엇에 근거했냐는 취재진 물음에 "미국 국방부 자료"라고 답했다. 이스라엘 당국과는 별도의 분석을 통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는 것이다.
반면 하마스는 이날도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한 후 유도미사일로 공습했다"며 병원 참사의 책임이 이스라엘에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보도했다.
하마스는 또 "이스라엘이 가자 병원 공격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국제기구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병원에서는 대규모 폭발로 민간인 수백명이 숨졌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병원 폭발로 인한 사망자가 471명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500명이 숨진 "끔찍한 학살"이자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비판했지만 이스라엘은 이슬라믹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으로 확인됐다며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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