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만의 소프트파워 신세계] 한국형 'AI 리빙랩 클라우드'를 구축하라
AI 기술 중심국으로 발돋움 위해 필수
이동만 KAIST 교학부총장
인공지능(AI)은 기술적인 환경에서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현저한 변화를 가져왔다. 가전제품, 자동차, 로봇, 스마트폰 등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제품에서 AI는 필수 구성 요소로 자리 잡았다. 더 나아가 이런 제품이 사용자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AI가 학습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 세계는 예측 불가능해 제한된 실험실 환경에서는 고려되지 않는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
이처럼 현실 세계의 가변성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과 솔루션을 개발하고 검증하기 위한 방안으로 ‘리빙랩 (Living Lab)’이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는 K-시티, C-트랙 등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중심으로 도심 일부 구간을 정해 다양한 AI 알고리즘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실제 도로를 활용해 평가할 수 있다. 스마트 교통 통제 시스템을 실증하는 리빙랩인 것이다. 리빙랩은 기술 발전과 실용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설계 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나 윤리적인 이슈에 대처할 수 있도록 AI의 능력을 확장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존하는 많은 리빙랩은 특정 지역 또는 사용자 그룹에 중점을 둬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AI 모델의 적응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개방형 리빙랩 클라우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여러 리빙랩을 연결해 다양한 지리적 위치와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할 수 있게 하며, 국제적인 협력과 연구에 기여하고 국제 표준 및 규제 프레임워크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럽의 C-ITS(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코리더가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C-ITS 코리더는 교통안전과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유럽 전역의 주요 도로를 대상으로 안전성, 효율성, 환경 친화성을 개선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C-ITS 코리더에는 정부, 기업,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력해 교통안전과 효율성 개선이라는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AI 기반 교통 관리의 현실적인 적용과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암스테르담, 베를린, 부다페스트, 바르셀로나 등 유럽 주요 도시를 포함한 총 6개의 코리더(리빙랩)를 연결해 일반 도로, 고속도로, 도심 도로 등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 자동차를 테스트할 수 있는 리빙랩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여러 가지 기상 조건에서도 작동하는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 시험을 할 수 있다. 또 시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학습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이처럼 C-ITS 코리더는 수없이 많은 교통 환경, 제도, 사용자 피드백, 차량 및 도로 인프라 간 협력 등 다양한 조건을 만족하는 최적의 AI 알고리즘 개발과 검증을 지원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 수준의 통신 및 기술 인프라와 우수한 AI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C-ITS 코리더를 참고해 국내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AI 리빙랩을 통합해 다양한 환경에서 실증적인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 AI 모델을 테스트할 수 있는 개방형 AI 리빙랩 클라우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연구기관, 시민사회가 긴밀히 협력하고 지속 투자해야 한다. 한국형 AI 리빙랩 클라우드는 우리의 기술력을 높이고 지능화된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세계적인 AI 기술의 중심지로서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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