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동굴의 우상

남궁창성 2023. 10. 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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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말한다.

"이 영국은 일찍이 거만한 정복자의 발아래 놓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으리라. 스스로를 해치기에 이르지 않는 한에는. 아무도 우리를 비탄에 빠트리지 못하리라. 영국이 자신에게 충실하기만 한다면." 그의 작품 '존 왕(King John)'에 나온다.

실패한 정권과 정당이 그랬다.

그들에게 창의성은 있는가? 지속 가능한 생명력이 있는가? 노 젓는 손을 놀리고 있지는 않은가? 국민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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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는 말한다. “이 영국은 일찍이 거만한 정복자의 발아래 놓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으리라. 스스로를 해치기에 이르지 않는 한에는. 아무도 우리를 비탄에 빠트리지 못하리라. 영국이 자신에게 충실하기만 한다면.” 그의 작품 ‘존 왕(King John)’에 나온다.

문명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그의 역저 ‘역사의 연구’에서 문명 쇠퇴의 원인을 자살(自殺)이라고 표현했다. 모든 문명의 쇠퇴와 패망의 원인이 인간 의지에 의한 자유 영역을 넓히지 못한 때문으로 봤다. 창조적 소수자, 즉 지도자들의 창조성 상실을 지목했다. 무상(無狀)한 자아와 무상한 제도에 대한 우상화가 창조성을 억누른다. 과거의 성취와 성과에 도취해 낮잠을 잔다. 노 젓는 손을 놀리고 있다. 만족과 교만이 문명의 수명을 재촉한다고 봤다.

소련(蘇聯)이 있었다. 1922년 12월30일 ‘제 민족의 자발적인 국가결합체’로 소비에트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이 탄생했다. 69년 만에 생명이 다했다. 1991년 12월31일 스스로 무너져 역사에서 사라졌다. 헨리 키신저는 그의 저서 ‘외교’에서 패망 단계의 소련 지도자들은 사회주의 체제에서 진취성이나 창의성을 만들어 낼 역량이 치명적으로 부족했다고 봤다. 막강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상당히 후진국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소련 정치국에서 출세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 때문에 정작 소련 사회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창의성은 억압됐다고 분석했다.

정권과 정당도 예외가 아니다. 외부 충격이나 도전보다 스스로 무너져 내린다. 과거의 성취와 성과에 취해 교만해지고 자만에 빠진다. 창의성은 사라지고 진취성은 거세돼 우상을 만들어 떠받든다. 실패한 정권과 정당이 그랬다.

집권 3년 차를 앞둔 윤석열 정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승하며 집권당의 자리를 차지한 국민의힘. 그들에게 창의성은 있는가? 지속 가능한 생명력이 있는가? 노 젓는 손을 놀리고 있지는 않은가? 국민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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