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친구” 부른 시진핑·푸틴...바이든 보란듯 3시간 밀착
푸틴 “긴밀한 협조는 필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중국과 러시아가) 강대국의 역할을 구현해 양국의 발전과 국제적 공평·정의 수호, 세계 공동 발전에 힘을 보태기를 원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러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역사의 대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계 발전의 흐름에 순응하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푸틴은 “현재의 어려운 조건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긴밀한 외교 정책 협조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시진핑은 “(푸틴 대통령은) 오랜 친구”라고 했고, 푸틴도 “(시 주석은) 친애하는 친구”라고 했다.
두 정상은 17~18일 열린 ‘제3회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 실크로드) 국제 협력 정상 포럼’을 계기로 만났다. 지난 3월 시진핑의 러시아 국빈 방문 이후 7개월 만이다. 푸틴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이 발부된 이후 첫 해외 방문이기도 하다. 중국 입장에선 최근 태평양 진출 시도가 미국에 번번이 가로막힌 가운데 이뤄진 반(反)서방 군사 강국 간 만남이다.
두 사람은 3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눴다. 시진핑은 “중국은 러시아 인민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민족 부흥의 길을 가고 국가 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푸틴도 “세계에 중국은 하나뿐이고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분할할 수 없는 일부분”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및 대만 문제와 관련해 서로를 옹호한 것이다.
푸틴은 회담 뒤 기자들과 만나 “경제·금융·정치·국제 분야에서 협력 등 양국 간 많은 의제에 관해 논의했다”며 “중동 정세도 자세히 논의했다”고 했다. 푸틴은 이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가운데 가자지구 병원 폭발로 큰 팔레스타인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비극이자 인도주의적 재앙”이라며 “분쟁을 최대한 빨리 끝내거나, 적어도 양측이 대화해야 한다는 신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푸틴은 전날 베이징에서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몽골을 거쳐 러시아산 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가 상당히 좋은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의 선제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러시아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해법에 대해서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13일 유엔 안보리에 하마스를 직접 거명하지 않은 채 양측의 인도적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했다. 지난 16일 표결에서 중국이 “인도적 문제는 정치화돼선 안 된다”며 러시아에 찬성했지만, 찬성표가 부족해 부결됐다.
한편 시진핑은 일대일로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지정학 게임, 집단 정치 대결을 하지 않고,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은 “다른 사람의 발전을 위협으로 보고, 경제적 상호 의존을 리스크로 보면 자신의 삶을 개선하거나 더 빨리 발전할 수 없다”고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저성능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출 통제 등 공급망 다변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제재를 진행 중인 미국을 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일대일로 1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포럼에 140여 국가, 30여 국제기구에서 40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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