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번째 생일에 '플라잉 디그' 김영준 "부모님, 효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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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리베로 김영준(23)이 스물세 번째 생일에 잊지 못할 '플라잉 디그'를 했다.
김영준은 18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홈 경기에서 '풀타임 리베로'로 뛰며 11개의 디그(상대 공격을 걷어 올리는 것)에 성공했다.
경기 뒤 만난 김영준은 3세트 11-12에서 나온 '몸을 날린 디그'를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이날 김영준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1개의 디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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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우리카드 리베로 김영준(23)이 스물세 번째 생일에 잊지 못할 '플라잉 디그'를 했다.
김영준은 18일 서울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과의 홈 경기에서 '풀타임 리베로'로 뛰며 11개의 디그(상대 공격을 걷어 올리는 것)에 성공했다.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을 세트 스코어 3-0(25-17 25-19 26-24)으로 꺾었고, 신영철 감독은 "영준이가 결정적인 디그 3∼4개를 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이라고 말했다.
경기 뒤 만난 김영준은 3세트 11-12에서 나온 '몸을 날린 디그'를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현대캐피탈 허수봉의 퀵 오픈이 우리카드 미들 블로커 박진우의 손에 맞고 우리카드 진영 빈 곳으로 날아갔다.
김영준은 빠르게 공을 추적하더니 몸을 날려 공을 걷어 올렸다. 동시에 함성이 터졌다.
김영준이 살린 공은 우리카드 박진우의 블로킹 득점으로 이어졌고, 우리카드는 12-12 동점을 만들었다.
이 밖에도 김영준은 현대캐피탈 주포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의 강력한 후위 공격을 받아내는 등 후방을 탄탄하게 지켰다.
사령탑은 물론이고 세터 한태준을 포함한 우리카드 동료들은 "오늘의 최우수선수는 김영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전과는 다른 생일이었다.
'국가대표'인 우리카드 주전 리베로 오재성이 경기 직전에 통증을 느꼈다. 대상포진 탓이었다.
신영철 감독은 오재성을 숙소로 돌려보내며 휴식을 준 뒤 "김영준도 열심히 준비했다. 영준이를 믿는다"고 했다.
선배들은 "마침 오늘 생일이니까, 영준이가 꼭 수훈선수 인터뷰를 해라"라고 격려했다.
선배들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방송 인터뷰는 공격의 핵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이 했지만, 김영준은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왔다.
그는 "경기 뒤 수훈선수로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사실 오늘이 내 생일이다. 인터뷰실에 오기 전에 형들이 '내 마음속의 MVP는 바로 너'라고 말해주시고, 이렇게 인터뷰까지 하게 돼 잊지 못할 생일이 됐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김영준은 2021-2022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코트에 설 기회가 많지는 않았지만, 김영준의 기량은 날로 좋아졌다.
이미 김영준의 성장세를 잘 알고 있던 신영철 감독은 오재성이 국가대표에 차출된 기간에 벌인 평가전에서 김영준을 활용하며 '향상한 기량'을 확인했다.
오재성이 자리를 비운 날에도 "영준이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한 이유다.
이날 김영준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1개의 디그를 했다.
그는 "공격을 받아내는 건 내 장점이다. 반면 서브 리시브는 아직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지만, 이날은 서브 리시브 효율 63.64%를 찍었다.
김영준에게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고교 1학년까지 세터로 뛰어 세트에 능하다.
일본 배구 만화 하이큐의 리베로 니시노야 유처럼 후위에서 '점프 토스'를 하는 짜릿한 상상도 한다.
김영준은 "오늘 세트 1개를 성공하긴 했는데, 내가 머릿속에 그리던 만화 같은 세트는 아니었다"며 "다음에는 이단 세트도 성공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감독과 선배들에게 'MVP'로 지목되고도 김영준은 "오늘 내게 70점을 주겠다. 경기 초반에 잡을 수 있는 디그를 놓쳐서 30점 감점"이라고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그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부모에게 김영준은 만점짜리 선물을 했다.
김영준은 "아버지는 고교 때까지 태권도, 어머니는 중학교까지 육상을 하셨다. 운동을 해보셔서 나를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다"며 "아버지, 어머니,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효도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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