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당에 포섭' 사업가 검거..."7년간 금품 지원"
북한 식당 단골 IT 사업가, 공작원에 포섭돼
북한 식당 홍보 글 게시 등 구체적인 지령 받기도
경찰 "해외에서 북한 식당 방문할 때 유의해야"
[앵커]
동남아시아에서 북한 식당에 들린 뒤,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무려 7년 동안 이들을 지원해 온 국내 IT 사업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사업가는 북한 식당에 미국 달러 같은 현금과 공연 물품 등을 제공해 온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권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철문이 열리고, 검은색 북한 대사관 차량이 나옵니다.
북한 정찰총국 간부가 라오스에서 운영하는 북한 식당인데, 유난히 자주 방문하던 한국인 남성 손님이 있었습니다.
정부와 공공기관에 IT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사업가 50대 A 씨로, 식당에서 열리는 공연에 꽃다발을 사 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무려 7년간 식당을 드나든 A 씨가 단골손님 이상이었다는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북한 정찰총국에 포섭돼 연락망을 구축하고 금품 2천여만 원어치를 지원해 온 겁니다.
[최승민 /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 팀장 : 초기엔 북한 식당에 단순 생필품이나 음식 등을 제공하는 수준이었는데 점점 공연물품이나 미국 달러 등 북한 식당 운영에 필요한 물품까지 제공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가 '충성자금' 명목으로 건넨 미화 4천8백 달러는 실제로 북한에 송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A 씨는 국내에서 마약류까지 구해다 식당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뿐 아니라, 북한 식당 홍보 글을 인터넷에 올리라는 지시도 받은 A 씨.
미얀마와 라오스, 북한에 반대하는 국외 사이트에 사람들이 접속하지 못하게 조치하라는 지령도 내려왔지만, 이는 실행에 옮기진 못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A 씨는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단순히 북한 식당 여종업원과 애정 관계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서 호기심에 북한 식당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공작원 꾐에 빠질 위험도 존재한다며,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영상편집; 신수정
그래픽; 이원희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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