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영글어가는 한화파워시스템 ‘수소경제’ 구축 전략
자회사 PSM, 수소혼소 성능 개선
올해 혼소율 59.5% 세계 첫 성공
선박 연료로 암모니아 활용 연구
친환경 해운 경쟁력 확보도 추진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위치한 PSM 공장에서는 직원 400여명이 가스터빈의 성능을 개량하거나 주요 부품을 수리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한화파워시스템홀딩스의 자회사인 PSM은 가스발전 터빈을 유지·보수하는 업체로, 초기 항공기 엔진을 제작했던 회사에서 몇몇 엔지니어가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한 것이 시작이었다. 미국 전력회사인 칼파인과 프랑스 알스톰, 이탈리아 안살도 에네르기아 등의 주인을 거쳐 2021년 한화에 인수됐다.
이날 공장에서는 원제작사의 지식재산권(IP)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부품을 스캔, 형상을 도면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 김만호 PSM 디렉터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관련 도면은 없고 전부 (부품을) 읽어서 새로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SM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LNG-수소혼소’와 같은 성능 개선을 진행했다. 수소혼소는 엔진에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를 같이 태우는 것으로, 기존 LNG 가스터빈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PSM은 수소혼소 발전의 핵심인 연소기 ‘플레임시트’를 조립 생산하고 있다. 한화는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는 수소를 100% 연료로 쓰는 기술을 확보해 친환경 수소경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손영창 한화파워시스템 대표이사는 “연내에 충남 대산 공장에서 100% 수소를 적용해 실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올해 80㎿급 중대형 가스터빈에서 세계 최초로 59.5%의 혼소율을 달성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거뒀다. 수소혼소율이 높을수록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데 미국, 일본은 10%대에 그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화는 수소혼소율을 70%까지 높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화파워시스템은 100% 수소만을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 기술을 2026년까지 독자 개발할 계획이다.
PSM은 수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배출을 낮추는 기술도 확보했다.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 스모그,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환경오염물질로 가스터빈 내부에서 연료가 연소할 때 발생한다. 특히 수소처럼 화염 온도가 높을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많아진다. 한화는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수소혼소율을 30%까지 높이더라도 질소산화물 발생을 9PPM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이는 엄격하다고 알려진 유럽의 대기 환경 배출기준(20PPM 이하)과 비교해서도 절반 이하 수준이다.
한화파워시스템이 수소 시장에 뛰어든 것은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50%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함에 따라 친환경 선박 연료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화는 수소를 암모니아로 바꿔 선박 연료로 쓰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기체 상태의 수소는 부피가 너무 커서 운송 시 액화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영하 253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액화 과정에 전달체로서 암모니아는 영하 33도 이하만 유지하면 돼 훨씬 효율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암모니아가 2050년 선박 연료 수요의 약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 대표는 “암모니아를 연료로 쓸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신규 사업 모델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피터 |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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