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보험업 시너지 효과 의문…‘KDB생명’ 인수 포기
하나금융이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지 3개월 만에 인수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KDB생명의 다섯 번째 매각 시도도 실패로 끝났다.
KDB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18일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에서 KDB생명 인수 포기 의사를 전달받고 매각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이날 “KDB생명 인수는 (하나금융의) 보험업 강화 전략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인수를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산은은 지난 7월12일 하나금융을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였다. 시장에서는 KDB생명 매각가를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은 KDB생명을 인수해 비이자 이익 규모를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나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자산 규모가 6조원대로 생명보험사 22곳 중 17위에 그쳐 금융지주 1·2위인 KB(KB라이프)와 신한(신한라이프)보다 경쟁력이 떨어졌다.
산은은 지난 5월 KDB생명의 2150억원대 신종자본증권을 모두 인수하며 인수자 부담을 낮췄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이 실사 과정에서 예상보다 더 큰 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인수를 포기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KDB생명의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2367.23%를 기록했다.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 3월 말 기준 101.6%로 법정 기준(100% 이상)을 겨우 넘겼고 금융당국 권고치(150% 이상)를 크게 밑돌았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6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1% 감소했다.
KDB생명은 2010년 3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으로 대주주가 바뀐 후 그해 6월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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