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40년 화백’ 해고…“네타냐후 만평, 반유대주의 묘사”
영국 일간 가디언에서 40년간 만평을 그려온 작가 스티브 벨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비판하는 만평을 그렸다가 해고됐다.
1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벨은 이달 초 네타냐후 총리가 권투장갑을 끼고 직접 자신의 배를 수술하는 듯한 모습을 만평으로 그려 가디언에 제출했다. 총리 배에는 가자지구의 윤곽을 잘라내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벨은 4시간 후 “가디언 측이 반유대주의적 비유를 문제 삼았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벨의 그림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1파운드 살덩어리’를 연상시킨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수세기 동안 유대인을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하는 데 사용돼 왔다.
이후 가디언은 벨을 해고했다. 가디언 뉴스미디어(GNM) 대변인은 “스티브 벨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스티브 벨의 만화는 지난 40년 동안 가디언의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벨은 BBC에 해당 그림이 1966년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국 작가 데이비드 레빈이 그린 만평을 패러디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린든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지도 모양의 수술 흉터를 보여주는 만평(미국 작가 데이비드 레빈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만평 속에는 ‘데이비드 레빈 본떠’(After David Levine)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영국 주간지 ‘더스펙테이터’는 “만평을 보고 ‘샤일록, 반유대주의’를 연상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면서 “존슨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지은 베트남 전쟁처럼 하마스와의 전쟁 역시 네타냐후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므로 이 비유는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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