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음성 분석, 현장 경찰관이 직접 한다

국과수 첫 국산 모델 간소화
일선 수사지원시스템 탑재
출금·체포영장 등 절차 신속

보이스피싱 용의자의 목소리가 진범의 목소리와 일치하는지를 일선 경찰관이 현장에서 직접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즉각적인 출국 금지나 체포영장 청구 등 빠른 신병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경찰이 사용하는 ‘전화사기 수사지원시스템’에 첫 국산 ‘보이스피싱 음성 분석모델’을 탑재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19일부터는 그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사용해온 정확도 높은 음성 분석모델을 전국 수사경찰관들도 쓸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음성 감정이 필요한 경우 국과수에 이를 의뢰해야 했고, 결과 회신까지 2~3주가 소요됐다.

이 때문에 용의자에 대한 출국 금지나 영장 청구 등이 늦어지고, 그사이 용의자가 출국하거나 잠적하는 등 신병 확보나 수사 절차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모델이 도입되면 일선 경찰관이 현장에서 용의자 음성을 이미 확보된 범죄가담자 음성과 바로 비교·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범죄자 특정과 영장 신청·검거 등 보다 빠르게 수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행안부는 기대하고 있다.

경찰이 사용하게 되는 음성 분석모델은 올 초 행안부와 국과수가 개발한 첫 국산 음성 분석모델의 간소화 버전이다. 원모델의 기능 중 음성 데이터를 비교해 일치 여부를 판별하는 기능만 담겼다. 외국어를 기반으로 제작된 기존 외산 모델에 비해 77%가량 성능이 향상됐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지난 2월부터 해당 모델을 활용해온 국과수는 9월까지 78개 사건(전년 대비 66% 증가)에 대한 음성 감정을 실시했다.

행안부는 수사 현장에서 모델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데이터분석센터와 국과수 공동으로 ‘보이스피싱 음성 분석모델 실무 교육과정’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수사기관과 관계기관 대상 집중교육을 시행하고, 실무 교육과정을 연 2회 정기교육 형태로 운영할 방침이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