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이 ‘또래 문화’?…‘마약과의 전쟁’에도 왜 근절 안 되나
[앵커]
이처럼 클럽이나 모임에서 마약을 접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또래 친구가 권해서 친해지려고 마약을 시작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수사를 강화하는 것 말고, 우리 사회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이어서 황다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필로폰을 투약했다 기소된 가수 남태현 씨, 자신을 마약으로 인도한 건 '친구'들이었다고 했습니다.
[남태현/가수 : "주위에 불법 약물을 접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었어요. 처음에는 궁금했죠. 술도 안 마셨는데 왜 상태가 왜 이러냐."]
클럽에서 마약을 경험했다는 30대 남성.
역시 주변 분위기에 휩쓸렸다고 했습니다.
[A 씨/음성변조/마약 모임 경험자 : "투약을 안 하는 사람이 배제되기 시작하는 거죠. 뭐 양심적인 가책이나 그런 거 없이 처음 시작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또래 친구들의 모임에서 일종의 유흥 문화처럼 마약을 접했다는 겁니다.
주변에서 손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은 마약을 끊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의지를 갖고 마약의 늪에서 벗어나길 원한다고 해도 제때, 손쉽게 재활 치료를 받기 힘든 것도 문제입니다.
정부 지원으로 무료 치료해주는 치료보호 제도가 있지만, 이 제도를 실질적으로 운영 중인 병원은 전국에 두 곳 뿐입니다.
[남명우/단약 8개월째 : "(병원에) 입원을 하고 싶다 했지만 예약된 손님이 너무 많아서 약물에 의지하면서 살다가, 경기도 다르크(재활시설)에 와서…."]
병원은 병원대로 폭증하는 업무에 곤욕입니다.
이 병원에서만 올해 간호팀 절반이 떠났습니다.
[천영훈/인천 참사랑병원 원장 : "마약 환자가 막 30명, 40명, 50명씩 늘어나니까, 간호팀이 녹아 내린 거예요. 3교대 해야되는데 이제 2교대로..."]
하지만 정부 지원은 충분치 않습니다.
무료 치료비는 정부가 1년 뒤 정산해 주는데, 예산 부족을 이유로 미뤄지기 일쑤.
이 병원도 지난해 치료금 6,200만 원이 미정산 상태입니다.
[천영훈/인천 참사랑병원 원장 : "조현병 환자 10명 볼 몫을 약물 환자 한 명이 한다...(예산은) 금방 다 소진이 돼버렸죠."]
치료보호 대상자는 해마다 100명 이상씩 늘어 지난해에는 4백명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마약 치료비 지원은 8억 원뿐.
환자 165명을 치료할 수 있는 돈인데, 전체 마약 투약 사범의 2% 수준입니다.
KBS 뉴스 황다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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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다예 기자 (all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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