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vs 강행…핼러윈 행사 ‘원조’ 영어유치원들의 선택은? [미드나잇 이슈]
이태원 참사 추모 분위기에 행사 진행 고민
“문화 배우는 행사” vs “자제해야” 의견 갈려
핼러윈 데이(10월 31일)가 다가오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코스튬 파티를 즐기려는 젊은이들과 특수를 노린 유통업계 이벤트로 떠들썩한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이태원 참사 1주기로 조용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많은 영유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아이들 행사라고는 하나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 속에 지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면서도 명색이 영어유치원인데 아이들에게 미국 문화를 알려주는 정도는 괜찮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18일 영어유치원 교육정보를 나누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지역 맘카페 분위기를 보면 각 영유의 고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추모 분위기에 따라 아예 취소한 곳도 많았지만, 예전처럼 진행하는 영유도 상당수 있었다. P 학원처럼 축소해서 치르는 경우도 있었고 코스튬 행사는 진행하되 이름을 ‘핼러윈 데이’가 아닌 ‘코스튬 데이’로 바꾼 곳도 눈에 띄었다. 핼러윈 행사 진행 여부를 묻는 학부모 조사를 진행하는 영유도 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의견도 갈렸다.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회사원 A씨는 “최근 생활용품점에서 핼러윈 용품을 봤는데 지난해 충격이 떠올라 소름이 돋더라”면서 “원래는 재미있는 문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희생자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든다. 핼러윈 행사는 어디에서든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이태원 참사 때문에 아이들 행사가 영향받지는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학부모는 영유 커뮤니티에 “아이들에게는 1년에 한 번뿐인 날인데 그 일로 인해 행사를 못 해야 하느냐”며 “유치원 졸업하면 이런 큰 행사도 없을 텐데 안 하면 속상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른 학부모는 “영유는 영어 외에도 영미권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어 의미 있는 것”이라며 “(핼러윈 행사를) 원치 않는 분들은 그날 등원을 안 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영어 교육 관계자 커뮤니티에서도 “그 나라 문화를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축소하더라도 하는 게 맞다” “핼러윈의 유래를 알려주고 게임을 진행할 생각이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16일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축제에 나선 사람들은 죄가 없다. 축제는 삶의 한 부분이고 이를 부정하는 것은 삶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안전을 도외시하는 이들을 용납하지 않고, 안전하게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사회로 나가도록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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