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속 코로나19 잔여물이 '롱 코비드' 원인?
장기 코로나19(롱 코비드)의 원인이 장내에 남아있는 코로나 바이러스 잔여물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셀(Cell)》에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내용이다.
유펜 페렐만의대의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 후 3개월에서 22개월 사이에 롱 코비드에 걸린 58명 환자의 혈액을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후 무증상인 30명과 감염 초기 위중증이 발생한 60 명의 혈액과 비교했다.
이들 모두 코로나19 감염 직후 세로토닌 및 기타 대사산물의 수치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됐다. 이는 다른 바이러스 감염 직후에도 발생하는 일반적 현상이었다. 문제는 유독 롱 코비드 환자군에서만 세로토닌의 수치가 감염 전 수치로 회복되지 않는 것이 발견된데 있다고 연구진의 일원인 페렐만의대의 마얀 레버 교수(미생물학)는 밝혔다.
연구진은 이들의 대변 샘플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입자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대부분의 세로토닌이 생성되는 인간 장의 미니어처 모델과 생쥐 대상의 연구로 롱 코비드 경로의 기초가 될 수 있는 경로를 찾아냈다.
연구진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바이러스 잔여물은 면역체계가 감염에 맞서 싸우는 단백질인 인터페론을 생산하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증가한 인터페론은 장에서 세로토닌을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흡수하는 신체의 능력을 감소시키는 염증을 유발한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게 되는 혈전은 세로토닌을 순환시키는 신체의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
세로토닌이 고갈되면 신체와 뇌 사이에 신호를 전달하는 미주신경계의 활동에 이상이 생긴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세로토닌은 또한 단기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세로토닌이 고갈되면 기억력 및 그와 관련한 인지기능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
연구진의 일원인 페렐만의대의 크리스토프 타이스 교수(미생물학)는 "롱 코비드의 원인에 대한 다른 많은 이론, 즉 장내 잔여물, 염증, 혈액응고, 자율신경계 기능장애 등이 세로토닌 경로를 통해 연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세로토닌 수치를 증가시키는 약물치료를 통해 그동안 찾지 못했던 롱 코비드가 치료될 가능성의 문이 열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논문을 검토한 미국 예일대의 이와사키 아키코 교수(면역학)는 "세로토닌 경로에 가해지는 원, 투,쓰리 펀치가 미주 신경 기능 장애와 기억 장애로 이어지는 것을 명쾌히 설명해주는 훌륭한 연구"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규모 연구라는 점과 경미한 증세의 롱 코비드 환자에게서 세로토닌 감소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대규모 연구로 검증될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는 롱 코비드의 생체지표가 될 3개 후보도 제시했다. 대변에서 발견되는 바이러스 잔여물과 낮은 세로토닌 수치, 그리고 높은 수준의 인터페론 수치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롱 코비드의 단일 생체지표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회의적이지만 증상 유형과 기타 요인으로 인해 여러 생체지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진은 또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인 플루옥세틴(제품명 프로작)과 트립토판이 롱 코비드 치료에 효과를 발휘할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레비 박사는 "세로토닌을 보충하거나 세로토닌의 분해를 방지하면 미주신호를 일부 회복하고 기억력과 인지력 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3)01034-6?_returnURL=https%3A%2F%2Flinkinghub.elsevier.com%2Fretrieve%2Fpii%2FS0092867423010346%3Fshowall%3Dtru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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