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아내와 세자녀 껴안고 숨졌다… 이스라엘 일가족 몰살 비극
열흘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에 연일 사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무고한 민간인 일가족이 몰살되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난 7일 남부 키부츠 크파르 아자에서 약 800명의 거주민 중 5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에는 당초 실종자로 분류됐다가 자택 침대에서 뒤늦게 발견된 아비브 쿠츠(54)와 그의 가족들도 포함됐다.
가장인 아비브와 아내 리브낫(49), 딸 로템(19), 아들 요나단(17)·이프타흐(15)는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아비브가 가족을 보호하려 한 듯 아내와 아이들을 꼭 끌어안은 채 누워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보스턴에 살다 수년 전 귀향한 이들은 매우 평범한 가정이었다. 아비브는 컨설팅 회사 부사장이자 농업 종사자였고 그래픽 디자이너인 아내는 이달 50번째 생일을 앞두고 있었다. 딸은 신병교육대 교관으로 일했고 두 아들은 프로 농구선수를 꿈꾸는 소년이었다.
하마스 공습이 있었던 같은 날 이 마을에서는 하마스의 수류탄이 약혼녀를 향해 날아들자, 대신 몸을 던진 청년도 있었다. 21살 캐나다인 네타 엡스타인의 사연으로, 당시 그는 하마스 대원이 약혼녀 쪽으로 던진 수류탄을 감싸 안은 채 사망했다. 엡스타인은 2018년 가자 국경 지역에서 주민 안전을 보장하라며 시위를 연 청소년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반대로 팔레스타인에서도 죄 없는 4살 어린 소녀가 대가족을 잃고 홀로 남았다. 지난 14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과정에서 부모와 형제자매를 비롯한 14명의 가족이 숨진 것이다. 살아남은 건 소녀와 할머니 둘뿐이다. 소녀의 할머니는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집에 폭탄이 떨어졌다”며 “오랜 세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을 목격했지만 지금이 제일 힘들다”고 했다.
한편 전날 밤 가자지구 북쪽 알아흘리 병원을 겨냥한 폭격이 발생하면서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는 현재로서 불분명한 상황이며, 정확한 사망자 수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최소 500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민방위 대변인은 그 수를 약 300명으로 집계했다. 상당수는 건물 잔해에 깔린 것으로 전해졌고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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