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탕후루에 일본어 간판까지…'한국'은 없는 '한국 전통거리'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겠다며 만든 거리가 전국에 여럿 있습니다. 외국인도 많이 찾죠. 그런데, 이곳에서 중국 간식 탕후루를 팔고 일본어 간판을 내거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최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700여채의 한옥이 모여있는 전주 한옥마을입니다.
지난해 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한옥마을 중심가에는 이렇게 길거리 음식점이 가득합니다.
도로의 반이 찰 정도로 사람이 가득한데, 어떤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건지 들어보겠습니다
[박시아/한옥마을 관광객 : 저 오늘 탕후루 하나 하고요. 이제 닭꼬치 먹을 예정이에요.]
아이들 손엔 탕후루가 하나씩 들려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은 탕후루가 한국 간식인 줄 압니다.
[에메세/한옥마을 관광객 : 한국 간식 탕후루를 정말 좋아해요.]
탕후루를 파는 곳이 세 집 걸러 하나씩 있습니다.
대만에서 유행하는 닭날개 볶음밥을 파는 곳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꿀타래나 유과를 파는 상점도 있지만 먹는 사람을 찾기 힘듭니다.
[김지안/한옥마을 관광객 : 전에는 우리나라 대표하는 타래나 예쁜 한과나 떡 종류, 이런 것도 좀 보이고 하는데 요즘엔 (한옥마을에) 그런 게 사라져서…]
지난 7월 전주시는 관광객을 더 모으겠다며 외국 음식점을 낼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습니다.
다양한 먹거리는 장점이지만 우리만의 색깔은 사라졌습니다.
[한옥마을 상인/전통차 가게 운영 : 새로운 먹거리나 새로운 음식이 들어와도 좋긴 한데 그게 과연 전주한옥마을에 맞는 거냐는 고민을 많이 해봐야죠.]
더 한국적인 게 특별할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김은정/한옥마을 관광객 : 여기는 그냥 관광지처럼 한국음식만 좀 그렇게 특별하게 만들어도 더 좋을 것 같은데…]
신라시대 고분군이 있는 대릉원 일대입니다.
한옥 건물들이 줄 지어 서 있습니다.
안에는 상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곳곳에 일본어 간판이 보입니다.
들어가 보니 일본 노래가 흘러나오고, 일본 교복도 있습니다.
지나가던 관광객도 놀랍니다.
[관광객 : 일본 교복이잖아요.]
경주시는 한국적 분위기를 지키려고 이곳을 역사문화환경보존지구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관련 규정에는 광고물이 한옥건축물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또 광고물에는 주로 한글과 한문을 써야 하고, 다른 외국어를 함께 쓸 수는 있지만, 주표기 글자의 절반 이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겁니다.
[최영기/전주대 관광경영학 교수 : 관광지 수명을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그곳이 갖고 있는 정체성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그 지역 관광지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지켜나가는 것이 필요하거든요.]
경주시는 간판과 외관 규정을 지키지 않은 가게들을 더 잘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관광객 중에는 한국만의 문화를 느끼고 싶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전통을 꼭 고수하자는 것은 아니더라도 이들에게 내놓을 우리만의 무언가도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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