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13채 빈집으로'‥다주택자 된 공항공사

정동욱 2023. 10. 18. 20: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공항 주변의 지역 주민들은 항공기 소음이 심각한 경우에, 공항공사에 자기 집을 사달라고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에 따라서 공항공사가 계속해서 집을 사들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집을 사기만 할 뿐 활용을 하지 못해서 몇 년째 빈집으로 방치가 되고 있습니다.

정동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공항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춘 비행기가 8층 아파트 위를 스치듯 지나갑니다.

이 아파트에서 김포공항까지 거리는 1.6km.

매일 밤낮으로 380편 가까운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탓에 소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신월동 주민] "아무 소리 안 들려요. 지나갈 때는 TV소리도 못 듣는 데, 말소리가 들리겠어요? 안 들리지… 전혀 안 들려…"

현행법상 공항 주변은 일정 소음 기준을 넘으면,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되는데, 주민이 원할 경우 자신의 집을 사도록 공항공사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4년 전에는 특례법이 만들어져 아파트의 개별 호수도 매수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이렇게 공사가 사들인 아파트는 서울 신월동 한 단지에만 13가구, 그런데 모두 비어 있습니다.

당시 매수 가격은 평균 3억 7천만 원, 시가 4억 원 넘는 방 3개짜리 집도 빈집으로 방치돼 있습니다.

[이칠수/주민] "주인들이 이제 안 살고, 저기(임대) 하는 사람들이 팔고 이사 간 거지, 돈을 떠나서 자기네들이 와서 살기가 힘드니까‥"

주택을 헐어낸 빈 땅도 놀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집을 허물고 난 자리에는 주민 출입을 금지하는 경고문만 붙어 있을 뿐 어떠한 활용 방안도 없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2019년 이후 공사가 사들인 주택과 토지는 모두 26곳, 매수금액만 166억 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소음피해지역에 있는 다른 주택들까지 사들이는 데는 2천억 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2020년 1%였던 취득세가 12%로 올라 주택 한 채를 매수할 때마다 별도로 세금 5천만 원 넘게 내야하고, 지금은 졸지에 다주택자가 된 공항공사는 종부세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이미 사들인 주택과 토지라도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하지만 아직 대책은 없습니다.

[허종식/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 "주차장 같은 주민 편의시설로 활용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경로당도 좋고요. 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또 시설 이런 걸로 활용하면 충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공항공사는 남아있는 아파트는 입주민들의 반대로 공공시설 조성이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소음피해주택 매입은 재산 증식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다주택자 중과세에서는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영상취재 : 조윤기 / 영상편집 : 고무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조윤기 / 영상편집 : 고무근

정동욱 기자(dwju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4786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