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어려운 사람위해”…폐지 수거 기초수급자, 한푼두푼 모아 2천만원 기부

기부금 전달하는 최국환 씨(왼쪽 2번째)와 박상돈 시장(왼쪽 3번째). 천안시 제공

충남 천안에서 7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푼푼이 모은 돈 2000만 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다.

18일 천안시에 따르면 동남구 신안동에 사는 최국환(76) 씨는 이날 전 재산과 다름없는 2000만 원을 천안시복지재단에 전달했다.

최 씨는 2017년 천안시로 이사를 온 직후 말기신부전증을 진단받았다. 가족도 없이 폐지를 수거해 근근이 생활을 이어온 그로서는 막대한 치료비도, 당장의 생계도 막막했다.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천안시는 기초수급자로 지정해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기초연금과 장애인 연금까지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매달 100만 원 남짓의 지원 속에 최 씨는 신장 투석 등 치료를 7년째 무사히 받고 있다.

최 씨는 "그동안 가족도 없이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받아 왔는데 최근 신장 투석을 하면서 나도 이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기부하게 됐다"며 "나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뜻깊게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씨가 기탁한 돈은 경제활동으로 모은 돈에 그동안 정부와 시에서 지원받은 금액 가운데 매달 일정 부분을 떼 모은 것이다.

시는 최 씨의 의사에 따라 기부금을 신안동 행복키움지원단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 사업비로 사용할 방침이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