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동원에 악성 민원까지…공직 떠나는 2030
[KBS 부산] [앵커]
악성 민원과 경직된 공직 문화 탓에 최근 2030 세대 공무원의 퇴직률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사이 각종 악성 민원을 그저 참아 넘기다 결국, 퇴직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주민센터로 들어온 남성이 갑자기 공무원에게 달려듭니다.
[민원인/음성변조 : "찍어, 이 XXX야! 야 이 XXX야! (내가 뭐했는데요?)"]
촬영을 시작하자 폭행 수위는 더 높아지고, 욕설도 계속됩니다.
[민원인/음성변조 : "이리로 와!!! XX 놈아! 불러라, 경찰. (아니, 왜 때리는데요, 왜?) 네가 맞을 짓을 했나 안 했나 XXX야."]
이런 악성 민원에 경직된 공직문화, 과다한 업무까지 더해져 2030 청년 공무원의 퇴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1년이 안 돼 퇴직한 전국의 2030 공무원은 2018년 950여 명에서 지난해 3천백여 명으로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습니다.
부산시만 따로 봐도 3년 동안 사직한 공무원 135명 가운데 45%가 2030 청년 세대였습니다.
[추승진/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정책부장 : "임금도 낮은데 업무적으로 과부하가 걸리고, 옆에 있는 동료들은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게 눈에 보이고, 그냥 혼자서 살아남으려고 하다 보니 결국에는 나가게 됩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가 2030세대 공무원 3천9백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서, 전체의 70% 이상이 악성 민원을 당해도 '그냥 참는다'고 답했습니다.
구청이나 정부의 대책이 불만족스럽다는 답변도 90%를 넘었습니다.
보여주기식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업무와 관련 없는 관변단체 행사에까지 동원되지만 불이익을 당할까 거절도 못 합니다.
[전태철/부산 중구 소속 공무원 : "거절하기가 어려운 분위기입니다. 위에 실제 과장님이나 계장님 분들은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고, 거기에 따라서 하위직 공무원들도 같이하게끔 돼 있습니다."]
청년 공무원의 퇴직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전체 응답 공무원의 45%가 '기회가 되면 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희나
김아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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