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무덤'이 된 병원…"수술 중 폭격" 마이크 잡은 의료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병원이 폭격을 당했습니다. 이미 전쟁으로 다친 사람들. 그리고 전쟁을 피해 병원으로 몸을 피했던 사람들 최소 5백명이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무너진 병원 건물 아래 깔린 사람도 또 수백명입니다. 병원이 순식간에 '무덤'이 된 겁니다. 이 참상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이 병원의 의료진들은 시신들 사이에서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폭격이 누구짓인지를 놓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진실게임까지 벌이고 있는데 어느 쪽이 했다고 해도 끔찍한 학살이고 최악의 전쟁범죄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먼저 폭발 당시 상황부터 김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둠 속에서 굉음과 함께 강한 폭발이 일어납니다.
폭발이 일어난 병원 건물은 금세 거센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현지시간 17일 저녁, 가자시티 중심부에 있는 알 아흘리 아랍 병원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곳곳에 사람들이 쓰러져 있고, 구급대원들은 담요로 간신히 부상자들을 옮깁니다.
한 여성은 가족의 것으로 보이는 베개를 안고 눈물을 흘리고, 겨우 살아난 아이는 몸을 감은 붕대에 피가 흥건합니다.
얼굴에 그을음이 가득 묻은 여성과 아이는 병원 복도에서 마냥 흐느낍니다.
의사들은 시신들이 흰 천으로 덮인 마당에서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가산 아부 시타/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의사 : 수술 하나를 마친 직후 미사일 소리를 들었고 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폭발로 수술실 천장 일부가 무너졌습니다.]
가자 지구 보건부는 이번 폭발로 500명 넘게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폭발 당시 병원 건물 안팎에는 환자와 의료진뿐 아니라 민간인도 많아 피해가 더 컸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어린이를 포함해 피란민 수천 명이 폭격에 안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병원에 모여있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유세프 아부 알리시/가자지구 보건부 차관 : 병원은 포격 두 발을 맞았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튿날 병원장에게 전화해 우리가 두 발의 로켓 공격을 할 거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건물 잔해에 깔린 사람들도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는 사흘 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습니다.
[마흐무드 압바스/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 오늘 밤에 절대 용납될 수 없는 거대한 비극이자 끔찍한 전쟁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이번 참사로 예정됐던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중동국간 정상회담이 취소되는 등 충격파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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