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美 공화 온건·중도파 반대에… 하원의장 선출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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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보수·강경파 의원들이 옹립하려던 짐 조던 하원의장 후보가 당내 중도·온건성향 의원들의 반대로 의장석 차지에 실패했다.
미 하원은 17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의장 후보로 각각 추천된 공화당 법사위원장인 짐 조던 하원의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하킴 제프리스 의원에 대한 의장 선출 투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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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200표 그쳐… 과반득표 실패
공화 의원 무려 20명 이탈표 나와
2차 투표 곧바로 강행 대신 연기
“당내 강경파의 찬성 압박 역효과”
예산안 협상 지연 등 파행 불가피
투표 결과 제프리스 의원은 민주당 소속 전원의 지지를 받아 212표를 얻었고, 조던 의원은 221명 가운데 200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의장이 되려면 과반 217표 이상을 얻어야 하는데 조던 의원은 이에 무려 17표가 못 미쳤고 소수당인 민주당 후보보다 득표수가 적은 망신을 당했다.
케빈 매카시 전 의장 해임 이후 공화당 내 1차 경선에서 후보로 뽑혔던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프리덤 코커스 등 당내 강경파 지지를 얻지 못해 12일 사퇴했다. 이번에는 반대로 강경파 지지를 받은 조던 위원장이 경선에서는 이겼지만 중도파 등의 이탈표 때문에 하원의장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 가운데 7명은 스컬리스 의원에게 투표하고, 6명은 매카시 전 의장에게 투표했다. 또 다른 7명은 리 젤딘 의원에게 3표, 원내총무인 톰 에머 의원, 톰 콜 의원, 마이크 가르시아 의원, 토마스 마시 의원에게 각각 한 표씩을 던졌다. 이들은 후보도 아닌 이들에게 사표를 던져 조던 의원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공화당은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2차 투표에 곧장 돌입하는 대신 18일로 2차 투표를 연기했다. 폴리티코는 “조던 의원이 두 번째 투표를 강행할 경우 더 많은 지지를 잃을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힐은 애초 조던 의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의원이 6명이었으나 실제 투표에서는 반대표가 3배 이상 나왔다고 꼬집었다.
폴리티코는 조던 의원을 지지하는 당내 강경파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조던을 반대하는 의원들에 압박을 가한 것이 역효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조던 의원에 반대하는 의원의 지역구 강경파 당원들과 지지층이 ‘조던 의원을 지지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선출하지 않겠다’는 조직적 협박을 했다는 것이다.
매카시 전 의장에 표를 던진 공화당 돈 베이컨 의원은 지역구의 당직자들로부터 조던 의원을 지지하라는 전화를 받고 있고, 자신의 아내 역시 같은 내용의 익명 이메일과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일상이 된 특정 정치인 극렬 지지층이 반대파 인사에게 ‘문자 폭탄’을 날리는 방식이 미국 정치판에서도 자행된 것이다. 의장 공백 장기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과 관련한 이스라엘 지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안 처리, 2024회계연도 미 연방정부 예산안 협상 등이 기약 없이 미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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