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폭행에 결혼이주여성 ‘뇌사’…“병원비 어쩌나?”
[앵커]
한 결혼 이주 여성이 남편에게 폭행을 당해 2주 넘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주여성 인권단체는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에서 극단적 폭력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 지난 3일 오후 이곳에서 50대 남편 A 씨가 30대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 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진 아내는 뇌사 판정을 받았고, 2주 넘게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병을 앓던 A 씨는 자신이 죽으면 아내가 재산을 상속받는 것이 못마땅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 국적인 아내 '두엣 안' 씨는 결혼이민자 자격으로 3년 전 한국에 왔습니다.
세 자매 중 둘째면서 책임감이 강했던 '두엣 안' 씨는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감 따기와 양파 캐기 등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아 온 베트남 가족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입니다.
[도안 탄 휘엔/피해자 아버지 : "한국에 와서 다른 사람처럼 행복하게 잘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사랑하는 남편이 죽이려고 했다고 하니 너무 슬프고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항공 요금도 겨우 마련한 가족은 치료비만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입니다.
범죄 피해자 지원 지침에 따라 지원받을 수 있는 금액은 천5백만 원, 나머지 치료비와 간병비는 오롯이 가족이 부담해야 합니다.
[이온유/경남이주여성인권센터 센터장 :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셨으면 좋겠고, 후원을 개설해서 가족들의 병원비와 국내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비 정토를 함께 지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전국의 결혼 이주 여성은 17만여 명.
이주여성 인권센터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막을 대책과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 방안 마련을 정부와 자치단체에 요구했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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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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