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종업원 미인계에 포섭"…7년간 해외 북한 식당 공작원 접촉

【 앵커멘트 】 7년간 동남아 북한 식당에 드나들며 정찰총국 소속의 공작원과 만나 북한의 지령까지 받은 국내 IT 사업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이 북한 식당의 여종업원 미인계에 넘어가 포섭된 것으로 보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박혜빈 기자의 리포트 보시고, 뉴스추적에서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기자 】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북한 식당입니다.

여종업원들이 노랫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동그란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이 휴대전화로 공연을 촬영합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지난 2016년부터 7년 동안 매달 이 식당에 드나들며, 달러와 물품 등을 지원한 50대 남성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이 남성은 국내 IT 사업가로, 미얀마와 라오스 등 동남아에 있는 북한 식당을 오가며 4,800달러와 2,070만 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습니다.

남성이 접촉한 이 식당의 부사장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의 공작원이었는데, 식당 사정을 훤히 알 정도로 두 사람은 친밀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처음엔 단순 생필품이나 음식을 건네는 수준이었지만, 나중엔 달러나 전문의약품, 마약류까지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넘겨진 달러 일부는 북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식당 홍보글을 작성하고 식당이 미얀마 단동으로 이전한 뒤에는 미얀마 정부의 요구를 북측의 지령으로 대신 맡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최정옥 / 서울청 안보수사5대 계장 - "미얀마 정부에서 북한 측에 미얀마 반대 세력에 대한 SNS 사이트 차단시켜 달라는 요구가 있었어요. 그걸 (남성이) 수락을 했지만, 나중에 성공은 못 했죠."

남성은 북한 식당을 출입하며 연락을 주고받고 물품을 제공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종업원과의 애정 관계 때문에 한 것이란 입장입니다.

MBN뉴스 박혜빈입니다. [park.hyebin@mbn.co.kr]

영상편집 : 송현주 그래픽 : 임주령 화면제공 : 서울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