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 만원치 주세요"…이영 장관, 부산 팔도시장 상인들 고충 달랬다
상인회장 등 만나 애로사항 청취…"중기부가 돕겠다"
(부산=뉴스1) 이민주 기자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후쿠시마 오염물 방류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산 수영구 전통시장을 찾았다.
그는 온누리상품권으로 어묵과 수산물을 구매하고 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상인들은 장관에 "서울에서부터 어려운 걸음을 해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영 장관은 18일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을 방문해 지역시장 상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영 장관은 상인들을 만나 "멀리서 설명을 듣는 것과 직접 와서 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애로사항을 듣고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이 중기부가 해야할 일이다. 오늘 말씀을 잘 듣고 아이디어를 얻어가겠다"고 말했다.
수영구 전통시장 상인들은 엔데믹 이후에도 매출 회복이 요원하다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물 방류로 인한 수산물 판매 상인들의 피해가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상인들에 따르면 엔데믹으로 시장과 시장간, 상인과 상인간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 장사가 잘 되는 곳은 더 잘 되고 안 되는 곳은 망할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정판훈 수영팔도시장 상인회장은 "최근 경기가 코로나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물가가 오르니 사람들이 소비를 안하고 원자재 가격은 오르니 수익은 줄고 금리가 오르니 (은행에) 가져다줘야할 돈만 많아진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시장 매출이 코로나 이전 대비 3분의 1로 떨어졌다고 부연했다.
양이자 민락씨랜드 상인회장은 "민락동 활어 수산센터에서 장사를 하는데 인근 시장 중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대상지가 우리 시장뿐이다보니까 소비자들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며 "오염물 방류로 인해 수산업 전체가 어려운 상황인데 어떤 시장은 (행사) 대상이 되고 어떤 곳은 안 되게 해서는 안 된다. 행사 적용 시장을 확대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해양수산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책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전국 일부 수산시장에서 우리 수산물을 구매하면 구매한 금액의 30%가량을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전봉민 국민의힘 이원도 의원도 정부 소비촉진 행사에 소외되는 상인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전 의원은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가령 전통시장 안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대상이 아니어서) 혜택을 보지 못하는 등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며 "오염물 방류로 사실 횟집도 피해를 보고 있다.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기부가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영 장관은 해양수산부와 환급행사 대상 확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영 장관은 "행사 대상 시장을 늘리는 부분 등을 해수부에 건의했다"며 "올해 관련해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이 얼마인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기부에서 내년에 집중하려는 두 방향이 스토리가 있는 전통시장을 만드는 것과 상인들의 온라인 진출을 돕는 것"이라며 "그간 중기부의 전통시장 관련 정책이 시설 현대화 등 하드웨어 부분에 집중돼 있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를 바꾸는 쪽으로 가고 있다. 전통시장을 가치있는 곳으로 만들어 고유의 힘을 살려낼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간담회 이후에는 팔도시장 내부를 둘러보며 시장상인들과 환담을 나누고 물건을 구매했다.
이영 장관은 시장 초입 노상에서 야채를 판매하는 한 상인에 시금치를 구매했다. 그는 "시금치(의 상태)가 아주 좋다"며 "이런 시금치를 구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인근의 어묵가게에서는 '전통시장 인심'을 누렸다. 가게 주인이 장관에 "어렵게 와주셨으니 하나 드셔보시라"며 시식용 어묵을 건넸고 장관은 이를 맛있게 먹었다. 장관은 이 가게에서 어묵 만원치를 구매하며 직원들과 나눠먹겠다고 했다.
이후 방문한 수산물 가게에서는 굴을 구매했다. 상인은 장관에 인사를 건네며 "여기까지 와주셨으니 많이 드려야겠다"고 전했다.
전봉민 의원은 "바쁘신 와중에 수영구, 전통시장을 찾아줘서 감사하다"며 "답은 현장에 있다고들 한다. 시장에서 내어준 많은 아이디어를 장관님이 적극 (정책에) 반영해주시길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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