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임대 아파트에 페라리?…자격 어겨도 퇴거 유예에 ‘배째라’

[앵커]

임대료가 저렴한 영구임대 아파트에 살기 위해서는 소득과 자산 등 정해진 입주 기준이 맞아야 합니다.

하지만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거란 취지에 맞지 않게 '페라리' 등 슈퍼카를 가진 임대아파트 주민들도 상당수 있다고 하는데요.

입주 자격을 어겨도 바로 퇴거되지 않는 유예 규정이 있기 때문이라는데, 이도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영구임대아파트 단지.

총 자산 2억 5천여만 원 이하, 차량 가격 3천 6백여만 원 이하 등의 자산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만 거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 주차장에 신차가 8천만 원에 육박하는 지프 차량이 눈에 띕니다.

주차장 대부분이 일반 승용차지만, 이렇게 상한액을 넘기는 외제 차가 버젓이 주차돼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음성변조 : "마세라티도 봤고. 그런 차들 많이 봤어요. 이런 차까지 들어오는구나 라는 생각이지 뭐."]

이렇게 기준을 어기며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입주자는 전국에 61명으로 파악됩니다.

이들이 보유한 차량은 BMW, 벤츠, 아우디에 신차 기준으로 5억 원에 가까운 페라리 스포츠카까지 이릅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적발돼도 임대아파트에서 2년은 더 살수 있습니다.

기준을 어겨도, 재계약을 한 차례 더 해주도록 한 내부 지침 덕분입니다.

[LH 관계자/음성변조 : "차량을 소유함으로 인해서 임대주택 사는 것까지 박탈해버리는 건 너무 가혹하다, 그래서 1회 유예를 준 거거든요."]

현재 할 수 있는 조치라고는 기준을 어긴 고가 차량을 입주민 차량으로 등록하지 않고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이는 일 뿐입니다.

[장철민/국회 국토교통위원/더불어민주당 : "더 어렵고 더 입주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계신 분들의 기회를 뺏는 거거든요. 정말로 필요한 국민들께 임대 주택의 입주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끔..."]

현재 수도권에서만 임대아파트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인원은 천 815명에 달합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서수민 여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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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