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종료 1년 남았는데…피해 확정은 5%
[KBS 광주] [앵커]
내일은 우리 현대사의 아픔 중 하나인 여수·순천 10.19사건이 발생한 지 75년이 되는 날입니다.
2년 전 특별법이 제정돼 진상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남은 조사 기간은 1년, 여순사건의 진상규명은 어디까지 왔는지 집중취재했습니다.
먼저 정길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여순사건 순천유족회 회원인 올해 75살의 조선자 씨, 여순사건이 일어나고 한 달 뒤 아버지가 붙잡혀 가서 유복녀로 태어났습니다.
조 씨는 아버지가 사살됐다는 경찰 기록을 근거로 지난해 11월 여순사건 희생자 유족으로 신고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조선자/여순사건 유족 : "지금이라도 명예회복을 시켜줘야 그래도 아버지가 눈을 감지 않을까 자식의 도리로 그런 마음인데. 이렇다저렇다 할 통보가 이렇게 없으니…."]
지난해 10월에는 사건 발생 74년 만에 정부가 처음으로 2백여 명을 희생자와 유족으로 공식 인정했지만 접수된 7천여 건이 가운데 최종 결정 건수는 5%에도 못 미칩니다.
전라남도 실무위원회가 사실 관계를 확인해 중앙위원회에 천 5백45건에 대해 심사 후 결정 의뢰했지만 늦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장수/여순사건 여수유족회장 : "빨리 조사인력을 확충해달라고 공문서를 올려도 메아리가 없습니다. 저희들 2세대 때 밝혀내지 못하면 영원히 묻혀질 것입니다."]
전라남도는 조사인력을 기존 45명에서 65명으로 늘리는 등 사실 확인 조사에 속도가 내고 있지만, 내년 10월까지 5천여 건을 조사하고 최종 결정까지 마무리될지 미지숩니다.
[양관승/전남도 여순사건지원단 조사팀장 : "추산을 해보니 85명 정도 확보가 되어야 저희가 내년 10월까지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최대한 남은 기간 국비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한 많은 75년 세월을 보내온 희생자 가족들은 더딘 일정 속에 행여 명예 회복의 기회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길훈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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