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허술한 사건 처리에 임금체불 선원 ‘한숨만’
[KBS 제주] [앵커]
선주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한 선원이 있습니다.
이 선원은 검찰의 허술한 사건 처리로 권리를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안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6월 선주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한 선원 김현우 씨는 선주를 선원법 위반 혐의로 제주지방검찰청에 고소했습니다.
선원 근로 관계는 법상 검사와 특별사법경찰인 선원근로감독관만 수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담당 검사는 이 사건을 서귀포해양경찰서에 이송했습니다.
수사권이 없는 해경은 결국 이 사건을 특별사법경찰이 있는 제주해양수산관리단에 넘겨야 했습니다.
이렇게 수사가 지체되는 사이, 김 씨는 마음이 타들어 갔습니다.
[김현우/임금 체불 피해 선원 : "일반 사법경찰이 아닌 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도 그런 부분들(선원법)인데 그런 부분들을 한 번이라도 검사가 검색이라도 해봤으면."]
수사에 나선 해양수산관리단 특사경은 시간 외 수당 등 김씨에 대한 추가 체불임금도 확인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하지만 제주지검은 미지급액을 놓고 다툼이 있어 고의로 지급하지 않은 게 아니라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김씨는 항고 해봤지만 고등검찰의 판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에 김씨는 자신이 직접 고소한 사건인 만큼 고등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 위해 재정신청을 하려 했지만, 불가능했습니다.
검찰이 대검찰청에 재항고만 가능한 직접 인지한 사건으로 분류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민사 소송을 제기해서야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김현우/임금 체불 피해 선원 : "재항고보다는 재정을 통해서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게 어땠을까. 그럴 수 있는 저의 권리를 박탈당한 것 같은."]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한 불기소 이유 통지서에 직접 고소인이라고 표현해놓고도 인지 사건으로 처리한 건 명백한 잘못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학준/변호사 : "이거는 분명히 검찰청에서 사건을 잘못 처리한 것이고요. 그걸 처리해주는 공무원 입장에서는 실제로 인지 사건이 맞는지를 좀 확인을 (했어야)."]
검찰의 사건 처리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옵니다.
[박용진/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 "돈 없고 힘없고 빽없는 서민들의 권리 자체를 이렇게 짓밟는 형식으로 검찰에 사건 처리 과정이 나타나게 된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법무부와 검찰에 항의할 예정이고요."]
한편, 제주지검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처분했다면서도, 향후 유사 사건 이송 처리 때 국민 권리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박미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망치들고 쫓아간다” 폭언에 “나는 한없는 약자” 멍드는 감정노동자
- “인공눈물 4만 원 시대? 그렇지는 않습니다”
- 또 한 번 ‘코끼리 쏘기’나선 김기현…‘위기론’ 잠재울 수 있을까?
- 복귀 늦어지는 이재명…‘가결파 징계’ 결론은?
- “약 잘 듣는다” 입소문에…처방전없이 조제약 택배 판매 약국 적발
- 미성년자 위조 신분증에 속았는데 영업정지…“피해자만 처벌받아” [오늘 이슈]
- 기아 고용세습 조항 삭제…“부모 직장이 자녀 직장, 이젠 옛말” [오늘 이슈]
- [크랩] 승객 다툼 멈춰! 아예 등받이 젖히는 기능을 없애버렸다는 이곳
- “의사 정원 얼마나 늘려야 합니까?” 질문에 두 수장의 답변 [현장영상]
- DMZ 반달가슴곰 ‘출몰’…군 ‘퇴치 스프레이’ 지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