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신임 헌재소장에 이종석 지명

대통령실 “헌법 질서 수호 앞장”
尹 서울대 법대 동기… 보수 성향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신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이종석(사진)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이 지명자는 29년간 법관으로, 또 5년간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했고 실력과 인품을 갖추신 명망 있는 법조인”이라며 ”현직 헌법재판관으로서 뚜렷한 소신과 해박한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헌법 질서 수호에 앞장서온 분”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어 “앞으로 헌법재판소를 이끌면서 확고한 헌법수호 의지와 따뜻한 인권보호 정신을 동시에 실현하고 우리 사회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 통합하는 역할을 빈틈없이 잘 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현직 재판관을 헌재소장으로 임명하는 경우 임기는 재판관 임기 종료와 동시에 종료된다고 보는 것이 그동안의 선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재판관) 임기가 1년 안 남았지만,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연임할지는 벌써 말하기에 빠르다”고 말했다.

경북 칠곡 출신인 이 후보자는 대구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89년 인천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과는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다. 수원지법원장과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를 거쳐 2018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이 후보자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숨진 근로자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형법상 낙태죄, 교원의 정치단체 가입 금지 규정에 대해서 합헌 의견을 냈다. 2018년 인사청문회에서 “동성애는 개인의 성적 취향 문제이므로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2021년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의 위헌 여부에 대해선 위헌 의견을 냈다. 지난 3월 ‘검수완박법’ 권한쟁의 심판에서는 “입법절차에서 국회의원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지난 7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 사건에선 주심을 맡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 후보자는 이날 저녁 퇴근길에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법재판소는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국가기관”이라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차분하게 청문절차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친분 때문에 중립성을 우려하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유념해서 업무보겠다”고 말했다.

곽은산·안경준 기자